'전범 보상 운동' 이학래 회장 미망인 "남편의 뜻 실현되길"

입력 2021-08-12 11:57
수정 2021-08-12 13:53
'전범 보상 운동' 이학래 회장 미망인 "남편의 뜻 실현되길"

'남은 전후 처리 문제의 신속한 해결을!' 기자회견서 발언

태평양전쟁 한국인 B·C급 전범 보상 문제 아직 해결 안 돼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태평양전쟁 한국인 B·C급 전범 보상 운동을 이끌다가 올해 3월 28일 별세한 이학래 동진회 전 회장의 미망인이 남편의 뜻이 실현되기는 바란다고 말했다.

12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의 미망인 강복순(86) 씨는 전날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열린 '전후 76년·남은 전후 처리 문제의 신속한 해결!'이라는 주제의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남편은) 최후까지 체험자로서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며 "별세한 남편의 뜻이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친이 한국인 B·C급 전범이었던 박래홍(65) 동진회 부회장은 "생전에 실현하지 못해 분하다"며 "(이학래) 회장의 싸움은 끝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회장은 1942년 17세의 나이로 징집돼 일본군 군속(軍屬·군무원)으로 동남아시아의 철도 건설 현장에서 노역하는 연합군 포로를 감시하는 일을 했다가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B·C급 전범이 됐다.

일본인 전범과 유족은 일본 정부로부터 연금과 위자료 등의 보상을 받았지만,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발효로 일본 국적을 상실한 조선인 전범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전 회장은 일본에 남은 다른 조선인 전범 생존자들과 함께 동진회라는 조직을 결성해 60년 이상 일본 정부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들의 요구를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전날 기자회견에선 한국인 B·C급 전범과 함께 민간인 공습 피해자, 오키나와(沖繩) 전투 민간인 피해자, 시베리아 억류 일본인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전쟁 피해 문제가 다뤄졌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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