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가 정권 탄압 피해 니카라과 야권 인사들 '엑소더스'

입력 2021-08-12 00:26
오르테가 정권 탄압 피해 니카라과 야권 인사들 '엑소더스'

이웃 코스타리카 망명 신청 두 달 새 3배…야당 대표도 떠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권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권 인사들을 줄줄이 체포하면서 정부의 탄압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5천379명의 니카라과인이 이웃 코스타리카에 망명을 신청했다. 5월보다 3배 늘어난 것이라고 코스타리카 이민당국은 전했다.

코스타리카에 거주하는 니카라과 이민자 클라우디아 바르가스는 "최근 너무 많은 사람이 넘어 와서 놀랐다"며 "대부분 활동가나 시민단체 관계자들"이라고 전했다.

1979∼1990년, 이후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인 75세 좌파 지도자 오르테가는 이번 대선에서 5선에 성공하기 위해 6월 초부터 야권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 7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30명 넘게 체포됐고, 지난 6일엔 선거당국을 통해 우파 야당인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했다.

자유를 위한 시민연합의 부통령 후보였던 미스니카라과 출신 베레니세 케사다도 한때 가택에 연금됐으며, 당 대표인 카르메야 로헤르스는 체포될 것을 우려해 코스타리카로 달아났다.

로헤르스는 전날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나를 감옥에 넣거나 추방하려고 했다"며 "이젠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니카라과에선 지난 2018년 반(反)정부 시위 당시에도 오르테가 정권의 탄압을 피해 엑소더스가 벌어진 바 있다.

2018년 이후 8만 명의 니카라과인이 코스타리카로 달아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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