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하루 70만명씩 확진…'괴물 변이'에 지구촌 다시 비명
델타변이 강한 전염력 탓 백신보급 효과 약화
'버텨야 한다' 봉쇄 재등장에 백신 의무화까지
일상·경제활동 숨통 다시 막히자 사회갈등 고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졌다.
델타변이의 강한 전염력 때문에 백신 보급을 늘려도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가 약화한 데 따른 현상으로 방역당국의 속을 태우고 있다.
11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며칠 동안 전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는 60만∼70만명대로 집계된다.
이는 올해 4월 중순에 작성된 고점인 90만명대보다 낮지만 지난 6월 후반 20만명대보다는 훨씬 가파른 수치다.
각국 보건당국은 전파력이 훨씬 강한 델타변이로부터 백신 미접종자를 비롯한 취약층을 보호하기 위해 방역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 미국·인도·프랑스·브라질 등 세계 곳곳 다시 비명
델타 변이로 말미암은 확진자 증가세는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 나타난다.
신속한 백신 보급을 토대로 지난달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방역 승리를 선언한 미국도 곤욕을 치른다.
미국은 그 무렵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가팔라져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 넘게 쏟아지고 있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는 미국(10만여명)이 최다로 집계되고 있다.
이란(3만9천여명), 인도(3만6천여명), 브라질(3만5천여명), 인도네시아(3만2천여명), 프랑스(2만8천여명), 영국(2만3천여명), 러시아(2만1천여명)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확산세는 선진국, 개도국, 저개발국을 가리지 않는 모양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프랑스,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등 7개국을 '여행에 매우 위험한 국가'로 추가했다.
인구 10만명당 감염자가 500명 이상이면 등재되는 이 목록에는 영국, 네덜란드부터 리비아, 이라크까지 74개국이 포함돼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한국도 이날 0시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천223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 하루 확진자가 2천명 넘게 나온 것은 작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 보고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 취약층 살려라…마스크·봉쇄조치 그리고 백신 의무화
집단면역 수준까지 백신이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변이의 기습으로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백신 미접종자들이나 면역 취약자들이 목숨을 잃거나 중증환자 급증에 국가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CDC는 델타변이의 기세에 놀라 지난달 27일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을 연방 차원에서 권고했다.
루이지애나, 하와이, 워싱턴DC 등은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다시 도입했고 다른 곳들도 이를 검토하고 있다.
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들이 중증에 빠질 위험을 없애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백신을 의무화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방역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영화관처럼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여가시설을 이용할 때 백신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간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주된 전략인 봉쇄에 다시 매달리기 시작했다.
호주는 급격한 확산세에 놀라 외국인뿐만 아니라 자국민의 출입국까지 사실상 봉쇄하는 등 요새화 전략을 강화했다.
청정국으로 자처하던 중국도 수십개 도시에서 확진자 수백명이 속출하자 국내 교통을 차단하고 봉쇄 정책으로 돌아섰다.
◇ 일상박탈 피로…방역규제 재도입에 사회갈등 악화
일상과 경제활동에 활력이 돌던 차에 다시 방역규제가 강화되자 불만이 사회갈등으로 불거지기도 했다.
미국에서 마스크 재착용이나 백신 의무화 행보는 보건보다 경제를 우위에 두는 진영의 강한 반발을 부르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텍사스, 플로리다는 마스크 지침을 완전히 묵살하고 있다.
특히 신학기를 앞두고 백신 미접종자인 어린이들의 교내 마스크 착용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주말마다 규제반대 시위 때문에 활극이 되풀이되고 있다.
보건증 제시를 자유권 침해로 여기는 프랑스 시민들은 전국에서 수십만명이 운집하는 반정부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독일에서도 봉쇄조치 강화에 불만을 품은 시민 수천명이 '코로나 독재'를 운운하며 시위를 되풀이하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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