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의 수도' 베를린 코로나19시대 클럽 실내운영 재개 시험대

입력 2021-08-11 01:21
'클럽의 수도' 베를린 코로나19시대 클럽 실내운영 재개 시험대

1년 반 만에 파일럿 프로젝트로 문열어…2천명 PCR검사 후 밤새 댄스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클럽의 수도' 베를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없이 클럽 실내운영 재개를 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됐다.

음성 진단을 받은 베를린 시민 2천여 명은 지난 주말 1년 반만에 문을 연 클럽 실내에서 밤새도록 춤추며 파티를 즐겼다.



베를린 클럽위원회와 샤리테 대학병원은 지난 6∼8일 코로나19 시대에 안전하게 클럽 문을 다시 여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클럽문화 리부트'라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rbb방송 등이 전했다.

프로젝트 참가자 2천여 명은 지난 주말 프로젝트 주최 측이 진행하는 PCR 테스트에서 음성 진단을 받은 뒤 베를린 시내 메트로폴, 킷캣, SO36, 크로이츠베르크 연회장 등 5곳에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없이 실내파티를 즐겼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할루카 마이어 보르스트씨는 rbb방송에 "팬데믹 와중에 내가 사랑하는 클럽에 사람이 미어터지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면서 "쿵쿵거리는 저음에 맞춰 밤새도록 춤추며 즐겼다"고 말했다.

참가 대상 2천명 중 양성 진단을 받은 이들은 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신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구분되지는 않았다.

앞서 지난주 판매된 프로젝트 참가를 위한 티켓은 불과 몇 분 만에 동났다. 베를린 클럽이 실내공간까지 문을 연 것은 1년 6개월 만이다.



클럽들은 지난 7월 말 이후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킨다는 전제하에 실외공간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실내 공간까지 여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실내파티를 즐긴 뒤 1주일 후 다시 PCR 검사를 받는다. 두 번째 PCR 검사를 받는 이들에게는 티켓값에서 10유로를 되돌려준다. 주최 측은 참가자 중 70∼80%는 두 번째 PCR 검사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츠 라이히젠링 클럽위원회 대변인은 "힘들게 등록하고 진단검사를 받은 참가자들은 팬데믹 이전과 같은 클럽의 밤을 즐길 수 있었다"면서 "저음이 진동하는 가운데, 거침없이 몸과 몸이 맞부딪히는 느낌은 우리 모두 1년 반 동안 매우 그리워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의 클럽들은 매년 1천300만 명의 관광객과 젊은 예술가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이었다.

이후 클럽들이 최초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폐쇄된 뒤 아직도 실내영업을 재개하지 못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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