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대신 집에 '홈시어터' 꾸린다…빔프로젝터 등 인기
코로나에 넷플릭스 등 OTT 확산 영향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대학원생 방진아(27)씨는 연구 스트레스를 영화관에서 뮤지컬 영화를 보며 해소하곤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감염 우려로 영화관 방문을 꺼리게 됐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최근 빔프로젝터와 스피커를 사서 집에 간이 영화관을 꾸렸다.
방씨는 "영화는 팝콘을 먹으면서 봐야 제맛인데, 지금은 영화관 내 취식이 안 된다"면서 "집에선 원하는 간식을 먹으며 작품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영화관을 피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른바 '홈 시네마' 용품 매출이 많이 증가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빔프로젝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80% 늘었다.
75인치 이상 대형 TV와 사운드바 매출도 각각 85%, 150% 뛰었다.
이마트도 올해 1∼7월 대형 TV와 사운드바 매출이 각각 21.2%, 20.2% 늘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도 TV, 빔프로젝터, 사운드바 매출이 각각 27%, 19%, 12% 증가했다.
홈 시네마 용품의 인기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못지않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확산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면만 있으면 원하는 영화를 언제든 골라볼 수 있게 된 만큼 집을 영화관처럼 꾸미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영화관 내에서 논알코올 음료 외 취식이 금지된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홈 시네마로 돌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영화관 업계 관계자는 "특히 어린 고객 중 팝콘을 못 먹을 바에야 영화관에 가지 않겠다는 경우가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서 정부 방침을 이해하지만 취식 금지 조처가 업계에 큰 타격을 주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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