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만 쇼핑몰 입장 허용
16일까지 제한조치 또 연장…자카르타 병상 점유율 39%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6∼7월 코로나 폭증 사태를 겪은 인도네시아가 자카르타 수도권 등 주요 도시에서 백신 접종자만 쇼핑몰 입장을 허용했다.
10일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선임 장관인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자바섬·발리섬 등의 사회활동 제한조치(PPKM)를 16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루훗 장관은 그러면서 "그간의 성과를 헛되게 만들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는 "다만, 자카르타와 반둥, 수라바야, 스마랑 등 주요 도시 쇼핑센터는 최대 25% 수용 제한을 두고 백신 접종자만 입장시킬 수 있다"며 "접종자는 인증 앱을 제시해야 하고, 12세 미만과 70세 이상은 일시적으로 입장이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많은 것이 디지털화될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위해 백신 접종 카드에 많은 점을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사회활동 제한조치를 또 연장하되, 쇼핑몰 영업을 백신 접종자에만 허용한 것은 보건과 경제 두 가지 측면을 절충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현지 정부는 지난 7월 3일부터 자바섬·발리섬 등에 비상 사회활동 제한조치를 시행하면서 재택근무·외식금지·쇼핑몰과 상점 영업정지·교통량 제한 등의 규제를 시행했다.
쇼핑몰 등 영업정지 기간이 길어지자 상인들은 "굶어 죽게 생겼다"며 정부에 불만을 터트렸고, 집단행동 조짐을 보였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회활동 제한조치를 반복해서 연장하되 재래시장, 길거리 음식점, 소규모 사업장부터 활동을 허용했고, 이번에는 쇼핑몰 영업을 재개하는 동시에 '백신 접종'을 유인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쇼핑몰협회는 앞서 영업정지가 장기화하자 "백신 접종자들이라도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먼저 정부에 제안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일 확진자, 회복률, 병상 점유율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퍼지는 대도시는 PPKM 4단계로 두고, 나머지 지역은 PPKM 3단계 이하로 분류해 사회·경제활동을 더 많이 허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6∼7월 두 달간 정부 공식 집계상 확진자 158만7천여명, 사망자 4만3천여명이 각각 늘었다.
일일 확진자 수는 7월 중순 5만6천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꺾여 최근에는 2만∼3만명 선으로 내려왔다.
일일 검사 인원수가 정점 대비 줄어들긴 했으나, 유전자증폭검사(PCR) 양성률 또한 45% 안팎에서 전날 36.3%까지 내려왔다.
인도네시아는 비싼 PCR 검사비 때문에 증세가 뚜렷한 현지인들만 검사해서 다른 나라 대비 양성률이 훨씬 높은 특징이 있다.
자카르타의 코로나19 병상 점유율은 90%를 웃돌다 최근에는 39%까지 내려왔고,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 역시 65%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바섬·발리섬은 델타 변이 확산세가 이미 정점을 찍었지만, 그밖의 섬으로 델타 변이가 퍼져나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2억7천만명 인구 가운데 18.7%(5천63만명)가 1차 접종, 8.9%(2천421만명)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도 이날부터 클라탄, 파항, 페락, 페낭, 사바주 등 국가회복단계 2단계 또는 3단계에 진입한 주에서는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외식과 야외 스포츠, 호텔 이용과 관광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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