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유엔 미얀마 대사 암살 모의와 무관"
지난주 암살 모의사건 용의자 체포 후 첫 공식 반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사정권이 최근 미국 수사당국에 적발된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 암살 모의 사건과 관련, 자신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1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군정 외교부는 전날 관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미국 내부 일이고, 심판도 미국 법에 따라 미국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미얀마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6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역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를 상대로 중상을 입히거나 살해하려고 공모한 혐의로 뉴욕 거주 미얀마인 표 헤인 툿(28)과 예 헤인 조(20)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판매하는 태국의 무기 거래상이 툿과 접촉, 대사를 공격할 청부업자들을 고용하도록 했다.
이날 성명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미얀마 군정의 첫 공식 입장이다.
외교부는 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비판했다.
그린필드 대사는 암살 모의 사건 용의자 체포 이후 이번 사건이 독재 지도자들 및 지지자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자신들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처형하려는 끔찍한 패턴에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초 모 툰 대사와 연대하고 있으며 그의 용기를 칭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그린필드 대사의 발언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초 모 툰 대사는 반체제 국민통합정부(NUG)를 지지해 유엔 대사 자리에서 쫓겨났으며 반역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NUG는 쿠데타 군사정권에 맞서 문민정부 집권당이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인사들이 주축이 돼 지난 4월 말 구성한 임시정부다.
이번 암살 모의가 미얀마 군부와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온 바 없다.
다만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는 소식통을 인용, 체포된 미얀마인 두 명이 직간접적으로 군부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