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앞세워 새로운 도약 모색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코리아타운
유력 언론, 환경미화·지하철역 이름 변경 추진 등 한인사회 움직임 조명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인 동포 사회가 위기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는 한류를 앞세워 상파울루 시내 봉헤치루 코리아타운을 품격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한인사회의 노력에 현지 언론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9일(현지시간) 사회면 전면에 걸쳐 코리아타운을 상파울루시의 명소로 거듭나게 하려는 한인사회의 열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상파울루시는 2010년 1월 조례를 통해 봉헤치루 지역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했으며, 2017년 4월에는 매년 8월 15일을 '한국 문화의 날'로 정했다.
이후 한인사회에서는 코리아타운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꾸준히 형성됐고, 최근 황인상 총영사가 부임하면서 실행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
총영사관과 한인 단체들의 참여 속에 코리아타운 환경미화 운동이 이미 진행되고 있고, 코리아타운 내의 건물 벽면과 도로 안내판에 한국의 이미지를 입히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코리아타운을 지나는 지하철역 '치라덴치스(Tiradentes)'를 '한국-치라덴치스(Coreia-Tiradentes)'로 바꾸자는 제안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상파울루주 정부·상파울루 지하철공사 등과 협의가 필요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주 정부와 지하철공사는 지난 2018년 일본인의 브라질 이민 110주년을 기념해 초창기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리베르다지(Liberdade) 지역의 지하철역 이름을 '일본-리베르다지(Japao-Liberdade)'로 변경한 전례가 있다.
한국 문화의 날을 앞두고 코리아타운의 주요 거리를 청사초롱으로 단장하는 행사도 열린다.
총영사관은 한인 단체들과 협력해 오는 13일부터 2주 동안 매일 저녁 청사초롱을 밝힐 예정이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청사초롱 600개를 가져왔다.
총영사관은 청사초롱 설치에 맞춰 주지사와 시장 등 주요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를 영상 편지 형태로 상영해 한인사회와 현지 주민들이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나누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상파울루시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는 최대 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 동포들은 봉헤치루와 인근 브라스 지역에서 의류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인 동포가 운영하는 의류업체는 약 3천 개를 헤아린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