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이 가를 쌍용차 인수전…인수자금 1조원 조달 방안은

입력 2021-08-09 13:41
자금력이 가를 쌍용차 인수전…인수자금 1조원 조달 방안은

에디슨모터스는 KCGI와 컨소시엄…SM그룹은 자체 자금 활용

예비실사 이후 인수금액·사업계획 담긴 인수제안서 내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쌍용차[003620]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인수의향자들의 자금력과 자금 확보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의향자들은 인수자금 확보 계획을 증명해야만 쌍용차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이달 27일까지 인수의향자의 쌍용차에 대한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다음달 인수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날까지 SM그룹,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퓨처모터스 컨소시엄 등 4곳이 예비실사를 위한 정보이용료를 납부했다.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인 카디널 원 모터스도 조만간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접수한 인수의향서에는 인수금액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제출해야 할 인수제안서에는 인수금액뿐 아니라 사업계획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우선협상자 선정 기준에서 가장 큰 배점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공익 채권(약 3천900억원)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금액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과 컨소시엄 등이 모두 쌍용차를 인수할만한 규모가 되지 않다 보니 자금력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우려 속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가 먼저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을 밝히며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디슨모터스는 KCGI도 쌍용차 인수에 참여한다고 이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체적으로 4천억원 이상을 조달하고, 키스톤PE와 KCGI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4천억원 가량을 투자받아 인수자금 8천억∼1조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미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천700억원을 확보했고, 쎄미시스코[136510]의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천5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재계 38위인 SM그룹은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가 3조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 SM상선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해운과 건설 부문 합산 1조328억원의 매출과 1천4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SM그룹은 다른 인수의향자들보다 자금력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구체적인 자금 확보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받아 쌍용차 인수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팝모터스는 인수자금 3천800억원을 준비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무렵 추가로 1조원 정도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팝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후 우리사주(하도급업체 포함)와 국민주로 2조4천억원을 공모해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의향자들은 인수금액뿐 아니라 우선협상자 선정 때 심사 기준이 될 수 있는 사업·경영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의 전기차 기술력과 FI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뒤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 모터,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력을 승용차에 적용해 쌍용차를 글로벌 전기차 생산 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SM그룹은 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008350] 등과의 시너지를 키워 전기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카디널 원 모터스는 북미 영업망을 활용해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 등을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실사 기간 인수자금 조달 계획을 준비하지 못한 인수의향자는 우선협상자 선정 최종 심사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며 "9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며 1차 흥행에 성공했지만, 본입찰 때는 2~3곳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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