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목까지 차오른 물…미 홍수 절체절명의 순간

입력 2021-08-09 13:00
수정 2021-08-09 17:00
엘리베이터에서 목까지 차오른 물…미 홍수 절체절명의 순간

아파트 로비 도착하자 물 쏟아져 들어와

엘리베이터에 갇혀 전화로 구조 연락

친구 도움으로 문 열리자 수영해서 탈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에서 폭우로 빗물이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 목까지 차올라 탑승객들이 익사 위험에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사는 토니 루와 그의 친구 두 명은 지난 7일 밤 10시쯤 홍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해보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날은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가 쏟아져 오마하의 강수량이 13cm에 이르고 도로가 60~90cm가량 침수되며 대혼란이 발생했을 때다.

루 일행은 도심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졌고,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집을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 층에 도착하자 문이 열리기도 전에 빗물이 환풍기를 통해 엘리베이터 안으로 순식간에 쏟아져 들어왔고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들은 물이 배 높이까지 찼을 때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루가 당시 찍은 영상을 보면 물이 목 바로 밑까지 차 있었고, 친구 한 명이 휴대전화로 긴급하게 구조 요청을 하고 있었다.

루도 절박한 심정으로 해당 아파트에서 관리 업무를 보고 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네가 와서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 죽을 수도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루의 친구 3명이 구조대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열었다.

구조 당시 루는 엘리베이터 안의 난간을 붙잡은 채 힘들게 버티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엘리베이터 안에 가득 차 있던 물이 로비 밖으로 쏟아져 나갔고, 일행은 수영해서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갇힌 일행 모두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는 사건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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