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능" 태국 반정부 시위…최루탄·고무탄·물대포 충돌
"총리 사퇴·코로나 구호예산 확보" 촉구
시위대, 새총 등으로 맞대응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계속 확산하는 태국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태국 당국은 물대포와 고무탄, 최루탄을 사용해 강경 대응했다.
8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약 1천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전날 오후 방콕 시내에 집결,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시위는 지난해부터 왕실 개혁 등을 주장하며 반정부 집회를 개최해 온 이들이 주도했다.
시위대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무조건적인 사퇴, 왕실과 군 예산 삭감 및 코로나19 구호 예산 전용 등을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왕궁 인근에 대형 컨테이너들을 쌓아 시위대 행진을 막은 경찰은 오후 들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태국 경찰청 끄릿산 파따나차론 부대변인은 "질서 유지를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끄릿산 부대변인은 또 시위대가 '탁구공 폭탄'과 돌 등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탁구공 폭탄'은 크기가 탁구공만 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사제 폭발물이다.
시위대는 경찰에 밀려나면서 폭죽을 던지거나 새총을 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충돌 과정에서 시위대 수 십명이 오토바이나 구급차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일부는 체포됐다.
에라완 응급의료센터측은 민간인 2명과 경찰관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옴이라고만 이름을 밝힌 한 시위 참여 남성은 로이터 통신에 "일자리도 없고 수입도 없다. 국민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쁘라윳의 사퇴를 원한다. 시위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주장했다.
태국에서는 3월 말 방콕 시내 유흥업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더니 4월부터 본격적인 3차 유행이 시작됐다.
지난달부터는 수도 방콕 및 인근 지역 등에서 야간 통행금지와 주(州)간 이동 금지 등의 봉쇄 조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전날 코로나19 신규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2만1천838명과 21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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