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비난' 유엔대사 암살하려던 미얀마인 2명 미국서 체포
검·경·FBI 합동수사…미얀마 군부 거래 무기상과 청부업자 고용 논의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유엔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난한 미얀마 대사를 노린 암살 계획이 적발됐다.
6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과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 뉴욕경찰은 합동으로 뉴욕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표 하잉 투(28)와 예 하잉 조(20)를 체포했다.
이들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역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를 상대로 중상을 입히거나 살해하려고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투는 미얀마 군부에 무기를 판매하는 태국의 무기 거래상과 접촉, 대사를 공격할 청부업자들을 고용하기로 했다.
대사가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무기상은 대사가 물러나지 않으면 살해를 청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조는 투에게 약 4천 달러를 착수금조로 송금했다. 둘은 범행에 추가로 필요한 1천달러를 조달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오드리 스트로스 지검장은 "미국 영토에서 외국 정부 당국자를 공격하려는 계획이었다"면서 "외국 외교관과 당국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 각급에서 법 집행 파트너들이 쉼 없이 노력한 것을 치하한다"고 말했다.
FBI 뉴욕지부를 이끄는 재클린 매과이어는 "대사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첩보를 입수했을 때 시간이 핵심이었다"면서 동료들의 신속한 대응을 치켜세웠다.
외국 정부 당국자에 대한 공격 공모 혐의엔 최대 5년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초 모 툰 대사는 미얀마 군부가 2월 쿠데타를 감행한 이후 이를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해온 인사다. 그는 4일 로이터통신에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미국 경찰이 경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를 대사직에서 해임하고 유엔에 서한을 보내 군 출신을 신임 대사로 임명했다며 교체를 요구한 바 있다. 유엔은 9월 심사를 통해 총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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