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폭동 후 10개부처 개각 단행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달 대규모 폭동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10개 부처에 달하는 주요 개각을 단행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저녁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방·재무·보건 등 10명의 장관과 11명의 부장관을 새로 임명하는 개각을 발표했다.
이번 개각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2018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것이다.
폭동 초기 대응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를 전격 폐지하고 해당 업무를 대통령실 직속으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대통령의 국내 및 해외 정보기관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부패 혐의를 받는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수감으로 촉발된 폭동을 내란으로 규정한 자신의 발언과 배치된 입장을 보인 노시비웨 마피사-응카쿨라 국방부 장관도 경질했다. 지난달 중순 영업점 수천 곳이 약탈당하고 354명이 사망한 폭동은 병력 2만5천 명이 치안 회복 활동에 투입되고서야 진정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2018년 임명된 티토 음보웨니 재무장관이 그동안 계속해서 민간 복귀를 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자신의 충실한 동지인 에녹 고동과나를 신임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음보웨니 장관은 국가 부채 단속 등 개혁주의 성향으로 시장이 호의적 반응을 보인 인물이어서 경질 발표 이후 요하네스버그 주식 시장이 한때 2% 정도까지 하락했다가 손실을 0.9% 정도로 줄였다.
그러나 고동과나 신임 재무장관은 투자자 친화적이고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내에서 경제전환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는 토지 무상 몰수 등 포퓰리스트 정책에 반대하는 성향이며 오히려 컨센서스에 기반해 경제개혁을 이끌어갈 인물이라고 현지 금융계 인사는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선방했다고 평가받던 즈웰리 음키제 보건부 장관도 최근 부패 연루 혐의로 인해 낙마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그가 국가 보건위기 상황에서 헌신했다면서 불명예 퇴진 분위기를 덜어주려고 했다. 음키제는 차기 대선에서 라마포사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 인물이다.
이번 개각은 오랜만에 이뤄지긴 했어도 라마포사 대통령의 개혁 어젠다를 추진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경제일간 비즈니스데이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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