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반군, 유네스코 지정 중세 유적지 랄리벨라 점령

입력 2021-08-06 17:29
에티오피아 반군, 유네스코 지정 중세 유적지 랄리벨라 점령

12세기 암석 깎아 만든 교회 11곳…미국 "유적지 훼손 말라"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지난 11개월 동안 내전이 진행되는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 반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를 점령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반군은 이날 남부 암하라주에 있는 유적 도시 랄리벨라를 점령했다고 현지 주민이 전했다.

주민은 반군들이 도시에 들어와 "즐겁게 춤추며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랄리벨라는 12세기에 암석을 깎아 만든 11개의 교회가 있어 수백만명의 에티오피아 정교회 신자들이 찾는 종교 성지로, 197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랄리벨라의 부시장인 만데프로 타데세도 BBC방송에 도시는 현재 반군 통제하에 있고 반군 점령 당시 총격은 없었다면서 많은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역 집권 정당인 TPLF가 연방군 캠프를 공격했다며 군사작전을 전개, 내전이 발발했다.



이후 전쟁은 역사적으로 영토 분쟁을 겪는 남부 암하라주와 동부 아파르주로 확산했다.

지금까지 내전으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하면서, 티그라이 반군과 에티오피아 정부군 및 동맹국 병력 모두 인권 유린과 전쟁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유엔과 미국은 TPLF가 확전 기세로 전쟁을 끌고 간다며 비판하고, 모든 내전 당사자들에 적대행위를 중단하도록 거듭 촉구했다.

아머드 총리 대변인인 빌레네 세윰은 5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수 주간 암하라와 아파르 지역에서 발생한 전투로 30만 명의 주민이 고향을 떠났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이날 랄리벨라 점령 소식에 유적지를 보호할 것을 반군에 촉구했다.

airtech-ken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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