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작가 부부 "집요한 日압박 극복 독일시민사회 고마워"

입력 2021-08-06 16:02
소녀상 작가 부부 "집요한 日압박 극복 독일시민사회 고마워"

독일 방문 3주만에 귀국…"소녀상, 전세계 소수자 연대의 상징으로 전진"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일본의 집요한 압박과 훼방을 극복해준 독일 시민사회가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두 작가는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독일 시민사회가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내면서 소녀상이 전 세계 소수자들에 대한 연대의 상징으로 한 발짝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뮌헨에서 '예술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 '아트5'의 한일작가 기획전에 참여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이들은 베를린과 드레스덴에서 집회와 토론회, 예술가들과의 만남 등을 포함해 3주 일정을 마치고 지난 5일 귀국했다.

두 작가가 제작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12월 14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수요시위 1천 회를 기념해 처음 세워졌고, 10년이 흐른 최근까지 국내 82곳, 해외 16곳에 둥지를 틀었다.

독일 내 소녀상은 현재 모두 5곳에 있다. 유럽에서 소녀상이 설치된 곳은 독일이 유일하다. 지난해 9월 베를린 미테구에 공공장소로서는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고, 지난 4월에는 드레스덴에서 공공박물관 최초로 소녀상 전시가 이뤄졌다. 지난달에는 뮌헨 도심의 전시공간까지 진출했다.



앞서 2017년 5월에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공원에, 지난해 3월에는 프랑크푸르트의 한인교회에 자리를 잡았다.

두 작가는 "2년 전 소녀상 전시차 독일에 왔을 때만 해도 일본의 훼방과 압력에 참 서글픔을 많이 느꼈다"면서 "하지만, 코리아협의회와 독일 여성단체, 독일 시민들이 그 많은 압박을 극복하고 소녀상을 계속 지켜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작품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연대를 통한 큰 울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러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소녀상이 용기를 심어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작가는 "소녀상이 어떤 장소에 있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생명이 불어넣어지고 새 역사가 담기는 건데, 기도하듯이 작품활동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에 대해 독일 내 토론회나 간담회, 다른 예술가들과의 대화에서 공감을 얻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침묵을 깨고 첫 공개 증언을 한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두 작가는 귀국 전에 재독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가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를 기리며 오는 14일까지 2주간 베를린 여성인권단체와 함께 여는 여성살해와 성폭력 반대 행동주간 개막 기자회견을 했다. 이어 연방의회 앞에서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행한 야지디족 집단학살과 성노예 범죄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 연대발언을 했다.

두 작가는 "야지디족이 입은 어마어마한 피해에 대해 처음 알게 됐는데, 여기에 공감하고 소통하고, 같이 아프고, 함께 울면서 숙제를 얻었다"면서 "예술은 기억과 기억을 연결하고, 시대와 시대를 연결해주는 다리 같은 것인데, 그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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