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 변화로 빈혈 환자 증가"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식습관의 변화로 철분 결핍에 의한 철 결핍성 빈혈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철 결핍성 빈혈은 가장 흔한 형태의 빈혈이다. 철분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내의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철분이 부족해지면 헤모글로빈의 생산과 골수에서의 적혈구 생산이 줄어든다.
철 결핍성 빈혈은 피로, 창백한 피부, 현기증, 쇠약을 불러온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부전을 포함,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퍼듀(Perdue) 대학의 코니 위버 영양학 교수 연구팀이 1999~2018년 식품의 철분 함유량, 빈혈 환자 발생, 철 결핍성 빈혈에 의한 사망률 추이를 조사한 정부의 3가지 대규모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5일 보도했다.
이 기간에 철분 섭취량은 남성이 6.6%, 여성은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돼지고기, 칠면조, 과일, 채소, 옥수수, 콩 등 500여 가지 식품의 철분 함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분 결핍성 빈혈에 의한 사망도 증가하고 심한 빈혈로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도 늘어났다. 특히 여성과 흑인들이 빈혈이 심했다.
적색육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닭고기를 대신 먹고 저탄수화물 식단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철분이 가미된 영양 강화(fortified) 곡물과 시리얼 섭취가 줄어들면서 이같이 철분 결핍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뉴욕 몬테피오레(Montefiore) 메디컬센터의 영양관리사 제시카 샤피로 교수에 따르면 철분에는 헴철(hem iron)과 비헴철(non-heme iron) 두 가지가 있다.
헴철은 적색육 같은 동물성 식품에 주로 들어있고 비헴철은 렌틸콩, 시금치, 강낭콩, 견과류 같은 식물성 식품에 함유돼 있다. 헴철이 비헴철보다 몸에 잘 흡수된다.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는 감귤류는 식물성 비헴철 흡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철분은 너무 많이 섭취해도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샤피로 교수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영양학회(American Society of Nutrition) 학술지 '영양학 저널'(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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