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청소년, 코로나 장벽 넘어 역사 공동수업 '눈길'

입력 2021-08-05 16:23
한중일 청소년, 코로나 장벽 넘어 역사 공동수업 '눈길'

3국 학생 90여명 온라인 참석…갈등 사안 공동인식 확대 시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중일 교류가 어려운 가운데 3국 청소년과 교육 종사자들이 온라인으로 한반도 분단과 냉전의 역사 등에 관해 온라인으로 생각을 나눴다.

한중일 3국 단체는 '코로나 시대, 신냉전과 한반도 분단을 넘어 평화를 상상하다'를 주제로 3∼5일 제19회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 체험 캠프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한반도 분단과 냉전 구도가 본격화한 1945∼1955년의 역사를 3국이 교과서에서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미래 사회를 이끌 청소년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차이를 넘어 공동 인식을 키우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3국 청소년 9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공동수업에 한국 측에서 강연자로 나선 김지연 국립국악중학교 교사는 한국의 교과서 서술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분단 과정을 학생들에게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중국 교사는 3국의 시각이 달라 자칫 갈등의 측면이 부각될 수 있는 소재에 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바이강 중국 동북사범대학교 부속중학교 교사는 백두산을 "중국에서는 우리의 신령한 산 장백산"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인은 백두산이라고 부른다"면서 "민간에서 굉장히 많이 논의되는 것이지만 이 문제가 생겼다고 한중 관계가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의 할아버지는 중국을 침범한 일본인에 의해 사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일본인을 싫어하지는 않는다"며 "한중일 3국 청소년이 함께 노력해서 동아시아 지역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시노하라 타카아키(篠原貴明) 일본 도시샤(同志社)중학교 사회 교사는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재확인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소재로 삼았다.

그는 드라마를 통해 북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흥미 있게 지켜봤고 같은 민족이 분단돼 생기는 슬픔이나 부조리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역사 이야기로 이어갔다.

한일 간 역사 갈등이 고조하면서 일본에서는 1965년 이후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일본이 기여했다는 주장만 부각되고 있는데 이와 다른 시각도 소개했다.

시노하라는 6·25 전쟁 발발 후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많은 군사 물자를 주문하면서 패전 후 괴멸 상태였던 일본 경제가 활기를 되찾았고 이것이 고도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됐다며 일본이 누린 한국전 특수에 관해서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참가한 3국 청소년들은 공동 수업을 들은 후 조별로 1945∼1955년 동아시아 5대 사건을 선정하면서 역사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히로시마 원폭, 2차대전 종결, 중국 정부 수립,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한국전쟁 등이 주요 사건으로 꼽혔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교육청·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이상 한국), 사회과학문헌출판사(중국), 제19회 동아시아 청소년 역사체험캠프 실행위원회(일본)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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