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직원들 백신 의무화…플로리다 학교들 '反마스크' 불복
일리노이주, 공무원 백신접종·마스크 의무화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자 미국의 주 정부와 기업, 교육 당국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약회사 화이자는 미국 내 모든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작년 말 기준 미국 내 화이자 직원은 2만9천400여명이다.
화이자 측은 직원들을 비롯해 지역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한다고 발표했다.
의학적인 이유나 종교적인 사유 등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하지 못할 경우에는 매주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화이자는 미국 외의 다른 나라에 있는 자사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해당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라고 강력히 권고할 방침이다.
미 일리노이주도 주 정부 공무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아울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교의 학생과 교사, 교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일리노이주의 J.B.프리츠커 주지사(민주당)는 NBC 방송에 출연해 "델타 변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긴급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캘리포니아와 뉴욕주가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주 공무원들에게 코로나19 백신 검사 또는 매주 진단검사 시행을 의무화한 바 있다.
뉴욕시의 주요 연례 문화·연예 행사인 메트 갈라의 주최 측도 참석자들에게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기로 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내달 13일 열리는 메트 갈라의 참석자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지참하고 마스크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메트 갈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의상연구소가 기금 조성을 위해 매년 5월 첫째 주 월요일에 여는 모금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9월 13일로 연기됐다.
플로리다주에서는 각급 학교들이 주지사의 여러 방역 조치 거부에 반발해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에 나서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알러추아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지난 3일 회의를 열어 개학 후 2주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다. 이튿날 레온 카운티도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모든 학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학교들이 자체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등의 조치에 나선 것은 주 정부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내리는 각종 방역지침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각종 방역 지침을 거부해왔다.
그는 CDC가 최근 발표한 마스크 재착용 권고 지침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주 공무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도 도입하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 또한 거부했다.
그는 다음 달 학교 수업 재개를 앞두고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부모의 자율적 선택에 맡기는 행정명령을 지난달 30일 발령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마스크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한 레온카운티의 로키 해나 교육감은 "델타 변이가 취학연령 아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기까지 일시적으로 이런 조처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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