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진 "마추픽추, 당초 추정보다 최소 20년 전 건설 가능성"
그동안 1440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실제로는 1420년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잉카제국 시대 유적지로서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페루의 마추픽추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최소 20년 전에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리처드 버거 미국 예일대 인류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저널 '고대유물'(Antiquity)에 이같은 주장을 담은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가속기 질량 분석법(AMS)을 통해 1912년 마추픽추 발굴 당시 공동묘지에서 찾은 26명의 유해를 분석했다.
이 방법은 소량의 유기물질에도 사용 가능해 조사에 이용 가능한 해골의 범위를 대폭 확대해준다.
유해는 바위와 돌출된 절벽, 얕은 동굴 아래 묻혀있었고, 석벽으로 봉인돼 있었다.
도자기와 청동, 은제 숄핀(shawl pin)과 같은 물품들이 무덤에 함께 들어가 있었다.
그동안 역사적 기록을 근거로 마추픽추는 1440년 또는 1450년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연구팀은 그러나 마추픽추가 1420년께 만들어져 1530년까지 이용된 것으로 분석했다.
마추픽추를 건설한 잉카 제국의 파차쿠티 황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권좌에 올랐다는 것이다.
파차쿠티의 정복 활동이 더 일찍 시작돼 가장 크고 강력한 잉카 제국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역사적 기록은 점령 이후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쓰였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기록을 토대로 마추픽추에 관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버거 교수는 "마추픽추 창건 및 사용 기간을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추정한 첫 번째 연구"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고고학 유적 중 하나로 숭배받는 마추픽추는 잉카 제국 시절 궁전과 신전 등으로 이뤄졌으며, 페루 쿠스코 인근 해발 2천430m에 위치해 있다.
약 200여개의 석조 구조물로, 초가지붕은 오래전에 사라졌지만 화강암 성벽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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