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델타 변이에 신규확진 1월 이후 최다…여행금지·봉쇄(종합)
한국인 많은 베이징 왕징 주민 이동 통제…경제성장 전망치 낮아져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8개 성·시로 번진 가운데 여러 도시가 봉쇄령을 내리거나 항공과 철도 운행을 제한하고 대대적인 검사를 벌이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4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전날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1명이 보고됐는데 이는 1월 30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는 5일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확진자는 장쑤(江蘇)와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산둥(山東), 윈난(雲南) 등 7개 성에서 나왔다. 확진자와 별도로 집계되는 무증상 감염자는 15명이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 각지에서 나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염력 때문에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은 지난해 봄 이후 가장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 지방정부는 앞다퉈 엄격한 방역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인 동부 장쑤성 난징(南京)과 인근 양저우(揚州)는 항공기와 장거리 시외버스, 택시 등의 도시간 이동을 중단시켰다.
일부 거주구역을 봉쇄하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대중교통을 제한하는 도시들도 있다.
후베이성 우한(武漢)은 16개 주택단지를 봉쇄했다. 우한시는 전날 주민 1천200만명 전원을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시작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는 봉쇄 지역을 28㎢ 넓이로 확대했다. 정저우는 지난 주말부터 전 주민 대상 검사를 벌였다.
정저우에서는 지난달 최악의 수재로 300명 가까이 사망했는데 물난리 때문에 코로나19가 더 확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후난성 장자제(張家界)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 한 책임을 물어 관리 20명을 징계했다. 장자제는 모든 주민과 여행객이 도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 바 있다.
수도 베이징은 전날 정저우와 난징, 양저우 등을 포함한 23개 지역에서 오는 기차편을 중단시켰다.
베이징의 공공장소들은 반년만에 다시 체온 측정과 건강코드 등록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에서도 환자가 나와 교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신경보는 왕징에 거주하는 52세 남성 마(馬)모씨가 4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마씨가 사는 아파트와 일부 주변 건물, 그가 방문한 여러 건물이 폐쇄됐으며 코로나19 검사가 시작됐다.
차오양구는 왕징 지역 거주자들은 원칙적으로 베이징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는 48시간 이내에 받은 핵산검사 음성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곳곳에서 여행 금지와 봉쇄 조치가 잇따르자 관광 산업과 소비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은행 노무라는 고강도의 봉쇄와 여행 제한 조치의 여파를 이유로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6.4%에서 5.1%로 내려갔으며, 4분기 전망치는 4.4%로 이전의 5.3%보다 낮아졌다.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8.9%에서 8.2%로 하향됐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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