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강경 규제 속 알리바바 2분기 매출 시장기대 미달
순이익 작년 동기보다 감소…전분기 대비는 흑자 전환
알리바바 회장 "규제 따른 잠재적 충격을 평가하는 과정"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기술·교육 등 자국 기업들을 초강경 규제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최대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 중 하나인 알리바바가 2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다.
4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날 밤 발표한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이 2천57억4천만 위안(약 36조543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매출은 시장 전망치인 2천103억 위안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 순이익도 451억4천만 위안(약 8조178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475억9천만 위안보다 적었다.
다만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에는 비교적 견조한 매출 성장 속에서도 3조원대에 달한 반독점 벌금으로 인한 일회성 충격의 여파로 1조원대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성장성도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는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순이익 중 앤트그룹이 기여한 부분이 약 45억 위안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알리바바가 앤트그룹의 지분을 약 3분의 1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비상장사인 앤트그룹의 2분기 전체 순이익이 136억 위안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는 전 분기보다 37% 감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마윈(馬雲)이 여전히 직접 지배하는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즈푸바오·支付寶) 서비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다.
중국 당국은 작년 10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공개 포럼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를 정면 비판한 이후 앤트그룹 상장 중단을 시작으로 인터넷을 비롯한 분야의 민영 기업을 상대로 초강경 규제를 내놓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중국 당국의 초강경 규제의 핵심 대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당국으로부터 역대 최고인 3조원대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등 알리바바를 둘러싼 당국의 여러 압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알리바바 전체 그룹의 구조조정이 한때 '마윈 제국'이라고 불렸던 이 회사에서 마윈 개인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윈과 더불어 알리바바의 공동 창업자인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잭(마윈)에게 일어난 일과 우리 사업에 일어난 일을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회사와 마윈 사이에 본격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회장은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우리는 규제 당국의 요구를 공부하고 우리 사업에 끼치는 잠재적인 충격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다"며 "우리는 이런 행동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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