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 대홍수 대응 과실치사 혐의 수사 검토…"대피 늦어"

입력 2021-08-03 21:40
수정 2021-08-04 08:49
독일 검찰, 대홍수 대응 과실치사 혐의 수사 검토…"대피 늦어"

대홍수로 아르탈서 138명 등 모두 180명 사망…"검토에 수일 걸릴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 검찰이 대홍수 피해가 집중된 아르탈에 대해 수사를 시작할지 검토 중이다.

독일 코블렌츠지방 검찰은 2일(현지시간) 아르탈에서 홍수에 대한 경보나 대피명령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너무 늦게 이뤄졌을 가능성과 관련, 과실치사나 과실치상 혐의로 수사를 개시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3일 전했다.



검찰은 언론보도와 사망 원인 조사 등에서 확인한 자료, 경찰 자료 등을 토대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자료 중에는 진치히 장애인시설에서 12명이 사망에 이른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도 포함돼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범죄 혐의가 있는지 판단한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다.

당시 장애인시설의 1층으로 물이 순식간에 들이닥쳐, 정신적 장애가 있는 거주자들이 대피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에 더해 경보나 대피명령이 너무 늦게 이뤄진 데 대해서도 혐의가 성립하는지 검토할 것"이라며 "검토에는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FAZ는 지난주 아르바일러 지역당국 위기관리위원회가 전날 밤 환경당국에서 대홍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를 받았지만, 제때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르강의 수위가 3.7m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보는 전날부터 공개됐고, 당일 오후 9시 30분에 수위가 7m에 육박할 것이라고 이메일 등을 통해 경고를 받았지만, 오후 11시에야 아르탈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대피명령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지난 14∼15일 대홍수로 아르탈에서는 138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106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26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구조작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내 라인란트팔츠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바이에른주에서 이번 대홍수로 숨진 이들은 180명에 달한다.



한편,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독민주당(CDU) 총리 후보 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는 대홍수 피해지역인 본 인근 스위스탈을 방문했다가 날이 선 비난에 직면했다.

주민들은 라셰트 주총리에게 대홍수 이후 2주 반이 지난 지금까지 긴급복구·구호자금이 현장에 지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셰트 주총리는 피해지역에 즉각적으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복구작업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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