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IOC, 벨라루스 육상선수 망명사건 공식조사
IOC 대변인, 조사 착수 방침 밝혀…"현재 신변 안전"
블링컨 미 국무 "벨라루스의 행위 올림픽정신 위배" 비난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벨라루스가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자국 여자 육상 선수를 강제로 귀국시키려 한 일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공식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 측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벨라루스의 육상 단거리 국가대표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도쿄올림픽 참가 도중 자국의 강제소환 시도에 반발해 외국 망명을 요청했다.
육상 100m와 200m에 출전한 그는 갑자기 예정에 없던 1천600m 계주 출전팀에 사전논의도 없이 포함된 것을 알고 자국 육상팀을 비판했다가 강제 귀국 위기에 몰렸다.
선수촌에서 끌려나와 강제로 귀국 항공편에 태워질 뻔했던 그는 도쿄올림픽위원회와 현지 경찰의 도움을 받아 하네다공항에서 위기에서 벗어난 뒤 도쿄의 폴란드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자신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해준 폴란드로 곧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IOC의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IOC는 지난 2일 치마노우스카야와 두 차례 접촉했다면서 그가 현재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확인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작년 8월 벨라루스 대선 이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당시,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욕구하는 공개 성명에 참여한 2천여명의 체육인 중 한 명이다.
작년 벨라루스 대선에서는 30년 가까이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선거와 개표조작 의혹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3만5천여명이 체포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벨라루스 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벨라루스 당국의 행위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며 기본권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라면서 "용인될 수 없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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