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망명 벨라루스 선수의 남편 "아내, 정신적 문제없다"

입력 2021-08-03 14:07
수정 2021-08-04 14:32
[올림픽] 망명 벨라루스 선수의 남편 "아내, 정신적 문제없다"

심리상태 거론하며 강제귀국 배경 강조한 당국 설명 반박한 듯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올림픽 참가 중 국외로 망명한 벨라루스의 육상 대표 선수인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의 남편은 아내의 심리 상태가 벨라루스 현지 언론보도와는 달리 전혀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심리적 이유로 치마노우스카야를 귀국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벨라루스 당국의 설명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르트 엑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치마노우스카야의 남편은 지난 2일 BBC 방송의 우크라이나어 인터넷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벨라루스 언론들이 그녀의 정신 문제에 대해 보도하고 있지만 "아내의 심리상태는 정상"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 주요 언론들은 NOC RB의 주장을 중심으로 사안을 전달하고 있다.

앞서 벨라루스국가올림픽위원회(NOC RB)는 치마노우스카야의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어 그를 귀국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벨라루스 육상 코치팀이 사전 통보 없이 자신을 1,600m 계주 출전팀에 포함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원래 치마노우스카야의 주 종목은 100m와 200m였다.

그는 코치팀을 비판하고 출전을 거부했고, NOC RB는 그를 강제로 귀국시키려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개입으로 귀국길에 오르지 않은 치마노우스크야는 폴란드로부터 인도주의 비자를 받았다.

치마노우스크야는 오는 4일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로 떠날 예정이다.

남편은 "폴란드가 아내를 지켜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남편은 아내와 관련한 사건이 벌어진 직후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마노우스카야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반대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자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 벌어진 야권의 대규모 부정선거 항의 시위 와중에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 탄원서에 서명했다.

지난해 벨라루스에서는 30년 가까이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 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3만5천 명 이상이 체포됐다.

부정 선거 논란 속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빅토르가 NOC RB 회장으로 선출되자, IOC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IOC는 또 루카셴코 대통령과 빅토르의 도쿄올림픽 경기 참관도 금지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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