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EU 겨냥 "외부세력 마카오 개입 단호히 반대"
마카오 '민주파 의원선거 출마 자격 무더기 박탈' 옹호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홍콩, 대만, 신장(新疆) 등을 놓고 중국과 서방국들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마카오 특별행정구 운영에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와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마카오 법원이 민주 진영 정치인들의 의회 의원 선거 출마 자격 박탈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데 대해 미국 국무부와 EU 대외 관련 부처가 강력히 반발하자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과 EU는 마카오의 민주적, 자유적 권리 수호를 촉구하면서 마카오에서 민주 진영 정치인들의 의회 의원 선거 출마 자격 박탈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관련국들이 국제법을 심각히 위반한 채 또다시 중국의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하는 데 대해 강력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마카오 법원은 법률과 사실에 근거해 관련 판결을 내려 '애국자가 마카오를 통치한다'는 기본 원칙을 관철했다"면서 "이를 통해 특별행정구 사법 분야의 공정성과 권위를 보였으며 우리를 이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카오가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큰 성과를 거뒀고 마카오 주민들 누리는 권리는 충분히 보장되고 있어 이를 왜곡해선 안 된다"면서 "마카오는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만큼 중국은 계속해서 마카오 특색의 일국양제 실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어떤 외부세력도 마카오 관련 문제에 개입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마카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자격 심사를 거친 결과 총 21명이 마카오 기본법을 옹호하지 않고 중국의 일부인 마카오 특별행정구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들의 입법회 의원 선거 자격을 박탈했다.
출마가 제한된 이들은 대부분 마카오의 민주 진영 인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오 입법회 의원 선거는 오는 9월 12일 실시될 예정이다. 마카오 의회 의석은 총 33석으로 이중 직선제로 선출되는 자리는 14석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홍콩 국가보안법 실시로 홍콩의 중국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마카오마저 중국 중앙 정부의 통제가 가속되면서 민주 진영 인사들의 세력이 급속히 약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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