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2.6%↑, 두달만에 다시 최고치…하반기엔 안정될까(종합2보)

입력 2021-08-03 10:42
7월 물가 2.6%↑, 두달만에 다시 최고치…하반기엔 안정될까(종합2보)

생활물가 3.4%↑, 근원물가 1.7%↑…3년 11개월 만에 최대상승

통계청, 하반기 안정 전망 유지…폭염·유가 등 리스크 여전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곽민서 기자 =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5월 수준으로 두 달 만에 되돌아갔다.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 석유류 등이 일제히 오른 여파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물가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재확산 상황에서 생활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커지고 있다.

◇ 7월 소비자물가 2.6% 상승…두 달 만에 최고치로 복귀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0.6%), 2월(1.1%), 3월(1.5%) 등으로 점차 폭을 키우다가 4월(2.3%)에 처음 2%대로 올라섰고 5월(2.6%)에는 9년 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6월(2.4%)에는 상승률이 다소 낮아졌으나 지난달 다시 2.6%로 최고치를 두 달 만에 회복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4% 올라 2017년 8월(3.5%)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7% 올라 3월(1.0%), 4월(1.4%), 5월(1.5%), 6월(1.5%)에 이어 다섯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역시 지난 2017년 8월(1.8%) 이후 3년 11개월 만의 최고치다.

◇ 달걀 등 농축수산물 9.6%↑, 석유류 등 공업제품 2.8%↑

지난달 상품 가격은 3.8%, 서비스 가격은 1.7% 올랐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9.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월(10.4%)보다는 상승 폭이 줄어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 상승률에 진입했다. 전월 대비로도 5개월 연속 상승률이 둔화했다.

품목별로는 달걀(57.0%), 마늘(45.9%), 고춧가루(34.4%) 등이 많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2.8%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다가 4월부터 2% 넘게 오르고 있다.

경유(21.9%), 휘발유(19.3%) 등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공업제품 상승을 이끌었다.

전기·수도·가스는 0.3%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전기요금 할인이 축소되고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서비스 중 공공서비스는 0.5% 하락했다. 고등학교 납입금(-100.0%) 등이 낮아진 영향이다.

반면 여름 휴가 관련 서비스 물가가 오르면서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다. 외식 상승률이 2.5%, 외식 외 다른 품목의 상승률이 2.8%였다.

집세는 1.4% 상승해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는 2.0%, 월세는 0.8% 올랐다.



◇ 하반기 물가 안정될까…폭염·유가 등 변수 돌출

정부는 하반기 물가가 2분기보다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폭염과 유가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소비자물가는 개인서비스와 농축산물, 석유류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2% 중반을 상회하는 상승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김승태 물가정책과장은 "농산물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석유류 기저효과가 완화됐지만 폭염 등 기상 악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합의 지연에 따른 유가 상승 지속으로 공급 측 요인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지난달과 유사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나, 하반기의 첫 달인 7월에 2%대 중후반 상승률이 나타난 상황이다.

어윤선 심의관은 "기존에 전망한 흐름을 달리 볼 이유가 없고 지난해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2분기의 2.5%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승태 과장은 "기저효과가 완화하면서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줄어들 전망이지만 폭염ㆍ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 등 상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코로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charge@yna.co.kr, mskw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