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전역에 산불…터키서 8명 사망·이재민 수천명 발생

입력 2021-08-02 10:01
수정 2021-08-02 12:14
남유럽 전역에 산불…터키서 8명 사망·이재민 수천명 발생

산불 규모 예년의 2∼7배…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서도 화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터키에서 닷새째 번진 산불로 8명이 사망하고 수십 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유럽 남부지역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올여름 산불은 예년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기후변화로 더 강력해지고 잦아진 이상고온과 강풍으로 불이 빠르게 번지며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 남서부 해안 휴양지에서 산불이 이어지면서 현지 당국이 수십 개 마을에 대해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관광도시 보드룸의 마을 한 곳에서는 육로 이동이 어려웠던 탓에 주민 540명이 보트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으며 또 다른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도 주민들이 대피했다.

이날 산불로 사망한 2명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터키 산불 사망자는 8명으로 늘었다.

보건당국은 산불로 다친 수백 명은 퇴원했으나 27명이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산불이 시작된 이후 집을 떠나 대피한 이재민은 수천 명에 달한다.

올여름 터키 산불은 최근 10여 년 사이 최악의 수준이다.

유럽연합(EU) 통계에 따르면 터키에서 올해 들어 산불 133건이 발생해 2008∼2020년 같은 기간 평균 43건보다 훨씬 많다.

산불이 난 면적 또한 올해 9만5천ha(2억8천700만평)로, 2008∼2020년 같은 기간 평균 1만3천516ha(4천89만평)보다 7배 넓다.

터키에서는 지난달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남동부 지즈레의 최고기온은 49.1도에 달했고, 2일 안탈리아 낮 최고기온은 40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터키와 이웃한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도 잇단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 서부 파트라스 인근에선 지난달 31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5개 마을 주민들이 대피했다.

주택 수십 채가 불타고 15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른 해변 휴양지인 로고스에서도 주민과 관광객 약 100명이 인근 도시 지역으로 대피했다.

그리스에서도 최근 기온이 치솟았으며 2∼3일에도 최고기온이 44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그리스 화재 피해 면적은 1만3천500ha로 2008∼2020년 평균 7천500ha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지역에서는 주말에 발생한 불로 2만ha 이상 삼림과 올리브 숲, 경작지가 피해를 봤다.

현지 소방당국은 이번 주말 발생한 화재가 800건에 이르며 그 중 남부 시칠리아에서 250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남부가 화염에 시달리는 동안 북부에서는 거센 폭풍이 일어나는 등 기상이변이 속출했다.

스페인에서도 31일 마드리드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산후안 저수지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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