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벨라루스 육상선수 '강제귀국' 직면했다 경찰에 도움 요청

입력 2021-08-02 08:54
수정 2021-08-04 14:33
[올림픽] 벨라루스 육상선수 '강제귀국' 직면했다 경찰에 도움 요청

IOC, 벨라루스 측에 해명 요청…망명 신청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벨라루스 선수단이 한 여자 육상 선수를 자국으로 강제 출국시키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24)는 소셜미디어에 배포된 영상 메시지에서 "(자국 선수단 관계자들이) 내 동의 없이 강제로 벨라루스로 보내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하네다공항에서 이스탄불행 여객기에 탑승 예정이었지만, 일본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여객기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공항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경찰서에서 내가 어떻게 선수촌에서 나오게 됐는지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나는 지금 안전하며, 어디서 밤을 보낼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IOC는 성명에서 "상황을 조사하고 있고,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NOC)에 해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치마노우스카야를 지원 중인 벨라루스 활동가 단체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은 치마노우스카야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것으로 믿고 있고, 도쿄 주재 오스트리아 대사관으로 망명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치마노우스카야는 강제로 귀국할 위기에 처하자 이 단체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2일 여자 육상 200m 예선에 출전하기로 돼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100m 1차 예선에 출전해 4위로 탈락했다.

옛 소련 국가인 벨라루스에서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이 체제를 비판해온 세력을 탄압해왔다.

지난해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선된 뒤 부정 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으로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계속됐고, 3만5천명 이상이 당국에 체포됐다.

IOC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아들 빅토르가 NOC 회장으로 선출되자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루카셴코 대통령과 빅토르의 도쿄올림픽 경기 참관도 금지했다.

벨라루스 이웃 나라인 폴란드의 외무차관은 트위터에서 치마노우스카야가 폴란드에서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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