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교육 기업 통제에 고액 비밀과외 시장 활성화될 듯"
홍콩매체 "1980년대 한국의 헛된 과외 금지 정책 연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사교육 기업에 대한 강력한 통제에 들어가면서 고액의 과외 암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의 사교육 시장 통제로 인해 훨씬 비싼 가격의 비밀과외 암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련업계 종사자와 학부모를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4일 발표한 '의무교육 단계 학생들의 숙제 부담과 학원 수업 부담의 경감에 관한 의견'에서 의무교육(초등·중학교) 과정의 수학 등 학교 수업과 관련한 과목을 통해 사교육 기관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업공개(IPO) 등 자금조달도 막았다.
이는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이는 한편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 바닥까지 떨어진 낮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중국의 사교육 시장은 1천200억 달러(약 138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과열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SCMP는 "당국의 발표 이후 지방 정부들은 학교 밖 수업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으나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를 포함한 국가시험에 대한 압력으로 사교육에 대한 중산층 가정의 수요는 계속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살 자녀를 키우는 주부 매리 팬은 "앞으로 학원이 금지되고 다른 가정이 비밀리에 과외교사를 고용하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일대일 과외는 학원보다 10배 이상 비싸지만, 다른 부모가 과외교사를 고용하면 자신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사교육 암시장은 이미 형성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안후이(安徽)성 황산(黃山)시에서는 한 중학교 교사가 비밀과외를 진행하는 현장을 경찰이 급습했다.
현지 신문은 당시 경찰의 작전이 마치 성매매나 도박장을 단속하는 것처럼 펼쳐졌다고 보도했다.
후베이(湖北)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음란물이나 불법 출판물 단속을 담당하는 경찰에 사교육 시장 단속 임무가 주어졌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27일 공립학교 교사의 학교 밖 유료 강의를 금지하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현직 교사의 개인 과외가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의 사교육업계 관계자는 공립학교에 공식적으로 고용된 교사가 아니라면 여전히 과외수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일대일 과외는 시간당 3천 위안(약 53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한달 평균 임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SCMP는 중국의 이번 정책이 1980년대 한국 전두환 정권의 헛된 과외 금지 정책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국도 학생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거의 모든 종류의 사교육을 금지했지만 암시장을 키우는 역효과를 냈다고 부연했다.
베이징의 한 과외교사는 "대학입시가 존재하는 한 과외교사는 언제나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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