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숙제 여름휴가 이후로 미룬 車업계…현대차만 '홀가분'
기아, 오늘 중노위 쟁의조정 결과 나올 듯…다음달 쟁의행위 찬반투표
르노삼성차 잠정합의안 도출 실패…한국GM은 찬반투표서 합의안 부결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모두 여름 휴가를 넘기게 되면서 자동차 업계가 결국 하반기까지도 '노조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다음주 생산 공장들이 일제히 휴가에 돌입하는 완성차 업계는 8월 둘째주부터 교섭을 재개하고 다시 한번 노사 협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날 중으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쟁의 조정 결과를 통보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노조는 지난 20일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중노위가 노사 간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다음달 10일 진행될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기아는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합법적인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기본급 9만9천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는 기아 노조는 여름 휴가 이후 일단 파업권을 확보해 협상력을 높인 뒤 임단협 교섭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한국GM과 아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르노삼성차는 다음달 2∼6일인 여름 휴가 이후 교섭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해 휴가 전에 일시금을 지급받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휴가 이후로는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한국GM은 지난 26∼2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결국 교섭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21일 단 하루의 부분파업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쟁의행위 없이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여름 휴가 전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지만, 찬성표를 던진 조합원은 48.4%에 그쳤다.
작년 임단협을 아직까지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28일 11차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기본급 동결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여름 휴가 이전에 임단협을 타결하기 위해 르노삼성차 노사는 26일 오전부터 28일 밤까지 사흘 연속 집중 협상을 벌였지만, 마지막 교섭도 끝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르노삼성차 사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그에 대한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 일시금 지급을 제안하며 휴가 전 타결에 안간힘을 썼지만,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섰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5월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도 직장 폐쇄로 맞서면서 한 달 내내 강대강 대치 상황이 이어진 바 있다.
사측 집계에 따르면 총 205시간의 파업으로 생산 손실은 약 2천534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유럽에서 수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XM3의 생산을 하반기에 차질없이 이어가며 '서바이벌 플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름 휴가 이후 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다시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교섭 결렬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노조가 휴가 이후 사측의 추가 제시안을 보고 다시 판단하기로 하면서 다음달 교섭 분위기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 5월 상견례 이후 63일만에 교섭을 끝낸 현대차는 전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조인식을 열고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7만5천원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지난 27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56.36%가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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