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제재 받는 거 맞나…국기·국가 없는 러시아 '폭풍 선전'

입력 2021-07-29 12:23
[올림픽] 제재 받는 거 맞나…국기·국가 없는 러시아 '폭풍 선전'

러올림픽위 이름으로 나와 여러 종목서 펄펄

"제재 못 느낀다"…삼색 유니폼만으로 국가정체성 충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도쿄올림픽에서 국기(國旗)와 국가(國歌)를 사용하지 못하는 러시아 선수들이 제재를 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도핑 제재가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명을 금지하지만 러시아의 올림픽 경험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전통적인 스포츠 강자로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선수들이 소속된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29일 오전 11시까지(한국시간) 딴 메달은 금 7개, 은 11개, 동 6개이고 금메달 숫자로 보면 주최국 일본(13개), 미국(12개), 중국(12개)에 이어 4위다.

러시아 선수들은 양궁, 다이빙, 펜싱, 체조, 테니스, 태권도, 수영 등 많은 종목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러시아 국기와 국가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러시아 선수들의 활약은 주목된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2020년 12월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해 2년간 러시아의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확정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선수들은 도쿄올림픽에서 ROC의 이름으로 뛰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 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선전 등으로 제재로 인한 분위기는 크지 않아 보인다.

NYT에 따르면 한 러시아 기자는 이번 주 "사실 우리가 제재를 받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변수로 작용했다.

NYT는 이번 올림픽 행사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위반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개회식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입장할 때 러시아 국가명이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언급됐다.

또 NYT는 도쿄올림픽의 관중 및 기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가 제재를 받는다는 느낌이 적다고 분석했다.

한 케냐 기자는 왜 러시아 선수들의 기록이 ROC로 표시되는지 물으며 헷갈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장에서 러시아 선수들을 확인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러시아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러시아 국기에 들어가는 3가지 색인 빨강, 하양, 파랑이 들어간다.

올리비에 니글리 세계반도핑기구(WADA) 사무총장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특히 유니폼이 그렇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제재가 무색할 정도로 활약을 펼치지만 비애가 완전히 사라지진 것은 아니다.

이들이 시상대에 섰을 때 조국인 러시아 국기 대신 ROC 깃발이 올라라고 국기 대신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고 1번이 흘러나온다.

러시아 럭비팀의 주장 알레나 티론은 러시아 국영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이 국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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