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중국 선수, 탈락 후 셀카 올렸다 온라인서 뭇매

입력 2021-07-26 10:54
수정 2021-07-26 16:20
[올림픽] 중국 선수, 탈락 후 셀카 올렸다 온라인서 뭇매

웨이보, 인신공격 누리꾼 33명에 게시물 작성 금지 처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의 한 사격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한 뒤 소셜미디어에서 소회를 밝혔다가 자국 온라인에서 악플에 시달렸다.

26일 중국매체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왕루야오는 지난 24일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 쫄았던 거 인정합니다. 3년 후에 다시 만나요."라는 글을 자신의 웨이보(微博) 계정에 남겼다.

그는 파자마를 입은 셀카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게시물은 즉각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왕루야오는 격려나 위로 대신 비난과 비아냥이 쏟아지자 몇시간 만에 글을 삭제했다.

일부 누리꾼은 왕루야오가 자기 사진을 스스로 찍어 올린 것은 관심을 받으려고 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쫄았다(?)'는 문구는 국가대표 선수가 쓰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잠옷 차림을 지적한 이들도 있었다.



왕루야오는 올해 23세로 올림픽은 이번이 첫 출전이었다. 2019년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땄으나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출전하지 못 했었다.

웨이보는 왕루야오에 대해 악의적인 인신 공격을 한 33명을 90∼180일간 게시물 작성 금지 처분했다. 또 관련 게시물 35건을 삭제했다.

악플 사건 이후 많은 누리꾼과 주요 매체는 왕루야오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웨이보에서 왕루야오를 응원하는 해시태그는 5억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인민일보는 웨이보 계정에서 "이기거나 지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열심히 훈련하고 삶을 즐기는 것이 신시대 운동선수의 최고 모습이다. 왕루야오가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면서 왕루야오를 응원했다.

왕루야오는 전날 밤 웨이보에 또 글을 올려 "'쫄다'라는 단어는 올림픽에 첫출전해 긴장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셀카 사진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올렸다"면서 3년 뒤 파리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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