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부지역 단수사태도 미국 탓"…시위진압 유엔 비판 일축

입력 2021-07-25 20:43
이란 "남부지역 단수사태도 미국 탓"…시위진압 유엔 비판 일축

"인도주의적 위기 초래한 미국 제재 비판 안 하는 유엔은 정치적"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이 남부 후제스탄주의 물 부족 사태의 원인은 가뭄과 미국의 제재에 있다고 주장했다.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남부 지역 물 부족 사태는 올해 극심한 가뭄과 이란의 수자원 분야 투자를 막은 미국의 제재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에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후제스탄주 물 부족 사태에 대한 유엔의 비판은 근거가 없으며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날을 세웠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23일 성명에서 "이란은 시위대를 진압하는 대신 고질적인 후제스탄주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후제스탄의 물 부족은 수년간 계속돼 처참한 상황에 놓였다"며 "총을 쏘고 주민을 체포하는 것은 절박함과 분노를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유엔의 권한에서 벗어났으며 전문적이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란 내 많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노골적이고 불법적인 제재에 대해서 유엔은 왜 비판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후제스탄주 주민들은 최근 50도에 달하는 더위 속에 상수도마저 끊기자 거리로 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17일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샤데건에서는 18세 남성이 시위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인권단체를 인용해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후제스탄주 시위로 4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보안 당국은 전날 "폭도들이 쏜 총에 경찰 2명이 총에 맞았으며 1명은 숨지고, 나머지 1명은 다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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