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교육 규제 강화"에 美 상장 중국기업 주가 급락
"주말·방학 교습 금지…외국자본 투자 제한"…신둥팡 -54%, 탈에듀케이션 -71%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이윤 추구형 사교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일부 매체의 보도 이후 미국과 홍콩에 상장된 중국의 사교육 업체 주가가 급락했다.
2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은 중국 국무원의 '의무교육 단계 학업 부담 및 사교육 부담 경감 관련 의견' 문건이 유포됐다고 전날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학교 커리큘럼에 대해 가르치는 모든 기관은 비영리 기구로 등록해야 하며, 신규 허가는 나오지 않고 기존 온라인 교육업체는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또 주말이나 공휴일, 방학 때는 방과 후 교습이 금지되고 외국자본이 인수합병이나 가맹점 등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도 제한된다.
학교 커리큘럼을 가르치는 기관은 증시 상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고 상장기업이 이러한 교육기관에 투자할 수도 없게 된다.
중국교육학회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6~18세 학생의 75% 이상이 방과 후 개인교습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교육 시장은 1천200억달러(약 138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중국 정부는 사교육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키우고 부모의 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져 출생률 하락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 영리 추구형 사교육 업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고 지도부가 지난달 이러한 규제를 지시했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학교가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관영매체 보도도 나온 바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 보도가 나오자 홍콩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사교육 분야 기업 주가는 투매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둥팡(新東方) 교육과기그룹의 경우 홍콩 증시에서 40.61% 추락했고 미국 증시에서는 54.22% 급락했다.
미국에 상장된 탈 에듀케이션 그룹 주가는 70.76% 내렸고 가오투(高途) 그룹 주가는 63.36%나 빠졌다.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 조사 이후 중국정부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된 탓에 미 증시에 상장된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 주가도 각각 3.51%, 3.27% 떨어졌다.
그러나 중국 국무원은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절했다.
신둥팡 측도 성명을 통해 "규제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규제에 대한 공식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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