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인종차별단체 'KKK' 지도자 흉상 철거…의회서 박물관으로
테네시州 결정…"과거를 현재로 판단하면 안 돼" 반대론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테네시주(州)가 인종차별 백인들의 단체인 큐 클럭스 클랜(KKK)의 초기 지도자 동상을 주 의회에서 철거했다.
테네시주 지도자들은 투표를 통해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 장군이자 KKK 지도자였던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의 흉상을 내슈빌에 있는 주 의회에서 철거했다고 CNN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흉상은 주 박물관에 보관된다.
CNN은 "포레스트는 남부연합군 장군이자 노예 무역업자, KKK의 초기 지도자였다"고 소개했다. 이번 투표에는 7명이 참가해 5대 2로 철거가 결정됐다.
공화당 소속의 빌 리 테네시주지사는 "오랫동안 절차를 밟았는데 마침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리 주지사는 철거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우리가 이 주의 풍부하고 복잡한 과거를 기억하는 것과 같이 주 박물관은 흉상에 대한 완전한 역사적 배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애슐리 하웰 주 박물관장은 "박물관은 과거와의 연결을 통해 대중에게 성찰 공간을 제공하고자 유물을 보존하며, 우린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테네시 주 의원들은 포레스트의 흉상을 의회에서 철거해야 한다고 수년 전부터 요구해왔다. 이번에도 주 의회 위원회와 역사 위원회 등은 철거를 권고했다.
포레스트 흉상과 함께 남부연합군의 데이비드 패러거트 제독 등에 대한 흉상도 이번에 함께 철거된다.
랜디 맥널리 부주지사와 캐머런 색스턴 주 하원의장은 반대표를 던졌다.
색스턴 의장은 성명에서 "과거 세대의 행동을 오늘날의 가치와 사회 진화에 근거해 판단하려는 것은 비생산적이기에 내가 흔쾌히 동의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서 배워 당시의 불완전함을 반복하지 않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라며 "과거를 지우려는 어떤 시도도 현재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믿는 공산주의 가르침과 이 사회를 일치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멤피스 공원에 있던 포레스트 부부의 유해도 유족의 동의를 얻어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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