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확진자 누적 300만명 넘어…WHO "긴급조치 필요"
사망자 하루 1천449명 최고치…한인 사망자 또 늘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300만명을 넘어선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는 26일부터 비상조치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일일 확진자 수는 검사 인원을 늘리면서 다시 5만명에 근접했고, 하루 사망자 수가 1천449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인도네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확진자는 전날 4만9천509명 추가돼 누적 303만3천339명, 사망자는 1천449명 늘어나 누적 7만9천32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선 국가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14개국이다.
미국(3천520만명), 인도(3천129만명), 브라질(1천952만명)이 상위 1∼3위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확진자 수는 검사 인원에 따라 들쭉날쭉한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하루 17만명(검체수 24만개) 이상 검사하면서 나흘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하다 주말·공휴일 동안 검사 인원을 14만명 안팎으로 줄여 19일부터 사흘 연속 3만명대였다.
전날 하루 22만8천명(검체수 29만개)을 검사해 4만9천여명이 양성판정을 받았기에 양성률은 21%로 떨어졌다.
하지만, 검사 인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항원검사(안티젠) 수를 빼고,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만 따지면 양성률이 무려 42%에 이른다.
PCR 검사 인원 대비 양성률은 기존보다 더 치솟은 셈이다.
WHO는 양성률이 5%를 넘지 않아야 전염병이 통제 가능한 범주에 있다고 보고, 20%를 넘으면 전염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본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사망자수는 이달 16일부터 매일 1천명이 넘으며, 계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WHO는 21일 발간한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현황 보고서에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WHO는 "계속되는 급증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특히 자카르타 수도권, 서부자바, 중부자바, 족자카르타, 동부자바, 반튼, 발리, 동칼리만탄, 북말루쿠주가 특히 그렇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 속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상조치 강화와 완화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현지 정부는 자카르타 등 대도시 코로나 병상 점유율이 90%대에서 80%대로 내려갔다며 '완화 징후'가 이어지면 26일부터 자바섬·발리섬 등의 비상 사회활동 제한조치(Emergency PPKM)를 단계별로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3일부터 지난 20일까지 1차 발령이 완료되면서 4∼6주 연장론에 무게가 실렸지만, 상인들을 중심으로 "영업재개를 허락해달라. 굶어 죽겠다"는 항의가 쏟아지자 25일까지 5일만 비상조치를 연장한 상태다.
한편, 재인도네시아 한인사회의 코로나 확산세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한풀 꺾였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6월 말 7월 초에는 거의 매일 에어앰뷸런스가 한인 중환자들을 한국으로 이송하고, 전세기도 두 차례 떴으나 최근 들어 관련 수요가 대폭 줄었다.
다만, 대사관에 신고하는 한인 확진자 수는 20일 9명, 21일 8명, 22일 11명으로 늘었다.
기존에는 대사관에 신고하지 않고, 한인 병원에서 약을 배달받아 자가격리 치료를 하거나 일반 여객기로 귀국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는 감염자의 여객기 탑승이 불가하고, 대사관·한인회에서 산소발생기와 의약품 등을 지원하고 있기에 신고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대사관에 신고한 확진자는 누적 307명이고, 이 가운데 16명이 숨지고 82명이 에어앰뷸런스·전세기로 이송됐다.
실제 감염 한인 수는 6월 이후 1천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날 오전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의 70대 교민 남성이 코로나로 숨져 사망자가 1명 늘어났다.
대사관 집계에는 코로나 감염으로 귀국한 뒤 한국에서 숨진 50대 한인 남성 2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변경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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