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WHO의 우한실험실 조사계획 거부…"정치화 반대"(종합)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에서 어떤 유출도 없었다"
中전문가 "기원조사, 중국뿐 아니라 박쥐 많은 他국가로 확대해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안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 계획을 거부했다.
22일 환구망에 따르면 쩡이신(曾益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정치화하는데 반대하며, 이런 조사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쩡 부주임은 "WHO의 계획에 매우 놀랐다. 왜냐하면 중국이 실험실 규정을 위반했다는 가설을 연구 중점 중 하나로 삼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상식을 무시한 것이자 과학에 대한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2단계 조사 대상에 중국 실험실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2019년 12월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의 시장에 대한 추가 연구도 요청했다.
쩡 주임은 WHO 전문가팀이 지난 3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추측은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2단계 조사는 1단계의 기초에서 이어가야 하며 이미 명확한 결론이 있는 문제를 다시 전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위안즈밍(袁志明) 중국과학원 우한(武漢) 국가생물안전실험실 주임은 우한의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에서는 어떤 유출 사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유일의 P4 실험실을 갖춘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증폭됐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바이러스가 감염된 동물에서 유래했는지, 실험실 사고로 발생했는지 정보 당국의 분석이 엇갈린다면서 기원을 추가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 전문가들은 WHO가 기원 조사를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량완녠(梁萬年) 칭화대학 교수는 실험실 유출 조사에 자원을 투입할 필요는 없으며 바이러스가 박쥐 등 숙주 동물을 거쳐 인간에게 전파됐는지를 중점적으로 밝혀야 한다면서 "연구를 중국 내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박쥐가 많이 분포하는 국가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쩡 부주임은 일부 데이터는 사생활 우려 때문에 완전히 공유할 수 없다는 중국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 추적을 과학적 문제로 다루고 정치 간섭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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