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홍수, 끝이 아니다…"2100년까지 14배로 늘어날수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 컴퓨터모델링 예측
지구온난화로 북극 제트기류 느려지며 이상기후 유발 추정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와 같은 재해가 기후변화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육지에서 매우 느리게 이동하며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를 뿌리는 태풍이 21세기 말에 현재보다 최대 14배가량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컴퓨터모델링을 통해 예측한 결과 지금 같은 수준의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 최악의 경우 2천100년쯤에는 육지에서 느리게 움직이며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현재보다 14배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연구에서 예측된 태풍은 최근 서유럽을 강타한 집중호우의 비구름보다 훨씬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느리게 움직일수록 단위 면적당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비를 쏟아부어 홍수의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점점 높아지는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것이 이런 느린 태풍의 근본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트기류는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 하부의 강한 공기의 흐름을 말한다.
지상 9천~1만m 높이에서 불고 풍속은 보통 100~250㎞/h에서 최대 500㎞/h에 이른다. 이 제트기류가 느려지면서 지구의 대기가 제대로 섞이지 않아 이상 기후를 촉발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러시아의 극심한 폭염과 파키스탄의 홍수 등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느리게 움직이며 많은 양의 비를 쏟아붓는 태풍은 유럽에서 여름철, 특히 8월에 가장 빈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뉴캐슬대의 컴퓨터모델링 결과 스칸디나비아반도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유럽에서도 평균기온이 낮은 북유럽지역도 이런 느린 태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캐슬대 헤일리 파울러 교수는 "이 연구는 유럽 전역에서 파괴적인 홍수의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전 세계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너무 느리게 움직이는 반면에 지구온난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