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섬나라 피지도 코로나 급속 확산…"의료체계 대응 못해"
뉴질랜드TV방송 "20일 하루 신규확진 1천54건…실태 충격적"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태평양 도서 국가 피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의 실태가 충격적이라고 뉴질랜드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뉴질랜드텔레비전(TVNZ) 방송은 피지 수도 수바의 주요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찍은 동영상이 피지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며 익명의 환자가 전화기로 찍은 4분짜리 동영상은 콜로니얼워메모리얼병원의 코로나19 환자 텐트 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텐트 안에 있는 침상 하나에는 하얀 천으로 둘러싼 환자의 시신도 보인다고 밝혔다.
동영상을 찍은 여성 환자는 "시신은 새벽 3시부터 침상 위에 놓여 있었다"며 자신의 침상은 그곳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져 있을 뿐이라며 흔들리는 휴대폰으로 내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 다음 여성 환자는 텐트 밖으로 나왔다.
그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카메라로 보여주면서 일부는 방문자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관광객처럼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모든 코로나19 환자들이 사용해야 하는 남녀공용 이동식 화장실은 바닥에 배설물이나 토사물로 보이는 오물로 뒤덮여 있다며 동영상은 피지의 의료 체계가 코로나19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피지에서는 전날에만 1천54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오고 12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또 다른 30건의 사망 사례는 코로나19가 사인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이어 피지에서는 지난 4월 이후 코로나19로 모두 123명이 숨졌다면서 이밖에 5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되긴 했지만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숨졌다는 게 피지 의료당국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피지는 지금까지 접종 목표 인구의 68%가 아스트라제네가 백신을 1차 접종했고 13.8%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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