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리투아니아에 대표처 설치…中, 강력 반발

입력 2021-07-20 17:33
대만, 리투아니아에 대표처 설치…中, 강력 반발

유럽국에 대사관격인 대표처 첫 설치…中 "하나의 중국 원칙 지켜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대만이 중국에 등을 돌린 유럽 리투아니아에 대사관 격인 대표처를 설치한다.

20일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대만 대표처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부장은 "리투아니아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대만의 좋은 파트너"라며 "두 국가 모두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전략적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처는 유럽 최초의 대만 대표처"라며 "유럽인들에게 우리가 2천350만 대만인을 대표한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은 수교국과 대만의 어떠한 형태의 공식적 왕래도 반대하고, 서로 대표처를 설립하는 것도 반대한다"며 "리투아니아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수교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펑롄(朱鳳蓮)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도 "민진당 당국과 대만 독립 세력의 대표처 해프닝의 목적은 독립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무리 떠들어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고 중국의 국제 구도도 흔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발트해 소국 리투아니아는 1991년까지 50여 년 동안 구 소련에 속해 있다가 독립해 그 해 9월 중국과 공식 수교했다.

지난해 10월 리투아니아 대선을 통해 집권한 현 정부는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대만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중국에 맞서는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올해 초 대만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5월에는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 간의 '17+1' 경제 협력체 탈퇴를 선언했고 지난달에는 대만에 코로나19 백신 2만 회분을 지원하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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