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 제재에도 안방 기지국 시장서는 '독주'

입력 2021-07-20 09:58
화웨이, 미 제재에도 안방 기지국 시장서는 '독주'

계약 하나로 단숨에 7조원 매출…에릭슨 등 외국회사 고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자국 통신장비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20일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과 신생 이통사인 중국라디오텔레비전네트워크(중국광전)가 공동으로 추진한 700㎒ 5세대 이동통신(5G) 기지국 설비 공개 구매에서 화웨이는 약 60%의 공급 물량을 따냈다.

차이나모바일과 중국광전은 이번 공개 입찰을 통해 총 48만개의 기지국 설비를 구매한다.

이는 올해 중국 이동통신사의 최대 규모 기지국 설비 구매라는 점에서 업계의 큰 관심이 쏠렸다.

화웨이는 이번 신규 계약을 통해서만 총 383억 위안(약 7조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화웨이에 바로 이어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ZTE(중싱<中興>통신)가 31%의 물량을 가져갔고 노키아(4%), 중국 국유 통신기업인 DT모바일(다탕이둥<大唐移動>)(3%), 에릭슨(2%) 등이 각각 소량의 공급권을 따냈다.

기지국을 비롯한 이동통신 장비는 화웨이의 주력 사업 분야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가 주축이 된 네트워크가 중국에 악용될 수 있다면서 우방국에 '화웨이 보이콧'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화웨이의 해외 5G 네트워크 사업은 크게 위축됐다.

게다가 수차례에 걸쳐 강화된 미국 정부의 제재로 화웨이는 작년 9월부터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하지 못해 이동통신 기지국에서부터 스마트폰, 랩톱, 태블릿 PC, 서버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심각한 지장을 겪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이나 모바일이 화웨이에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쓰기로 한 것은 미국의 제재로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화웨이가 여전히 국유 통신 사업자들에게 선호의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 결과는 또한 외국 기업들이 중국 통신 시장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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