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여론조사 바이든 맞혔지만…"40년만에 오차 가장 커"

입력 2021-07-20 02:26
美대선 여론조사 바이든 맞혔지만…"40년만에 오차 가장 커"

美여론조사협회 "트럼프 과소평가"…"공화지지자 응답률↓, 응답자도 달리 투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의 작년 대선을 앞둔 각종 여론조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맞혔지만 오차 규모가 상당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여론조사협회(AAPOR)는 19일(현지시간) 작년 대선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오차가 40년 만에 가장 컸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주(州) 단위 여론조사는 20년 만에 오차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왔다.

협회는 전국 단위 529개, 주 단위 1천572개 등 2천858개 여론조사를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지지율 오차는 전국 단위에서는 3.9%포인트, 주 단위에서는 4.3%포인트였다.

주 대상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가 평균 3.3%포인트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왔다. 반면 바이든 여론조사 지지율은 실제 투표보다 1%포인트 높았다.

트럼프보다 바이든에 대한 지지율 조사가 좀 더 정확했던 셈이다.

미 여론조사기관들은 2016년 대선 승자를 잘못짚으면서 엄청난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클린턴 힐러리가 트럼프에 앞설 것이란 전국 조사는 맞췄지만, 주 단위 조사에서도 클린턴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잘못 예측한 것이다.

이에 조사기관들은 응답자 교육 수준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시골 거주자 비중을 높이는 등 절치부심하며 지난 대선 여론조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샤이 트럼프' 유권자층을 충분히 잡아내지 못하는 등 조사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았다. 선거 직전까지 바이든이 7∼10%포인트 앞섰다고 예측했지만, 그보다 훨씬 좁혀졌고, 바이든 승리 예측이 많았던 플로리다를 트럼프가 수성하고 접전이 예상됐던 오하이오에서 트럼프가 완승하기도 했다.

협회는 여론조사 정확도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왜 지난 대선에서 이런 정확도가 나왔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협회는 지난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교육 수준별로 표본 가중치를 뒀고, 유권자 조합이 잘못됐다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화당 지지자 중 여론조사 응답과 실제 투표 내용이 다른 사람이 적지 않은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트럼프가 주류 매체의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규정한 점을 고려할 때 이는 합리적 추정이라는 것이다.

또 협회는 바이든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백인, 시골, 인구밀도가 낮은 주에서 더 높게 나왔다며 트럼프 지지자들의 저조한 응답률이 이 같은 오류의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많은 주에서 오류가 더 컸다고도 했다.

협회는 2016년보다 2천200만 표가 더 많았던 지난 대선에서 신규 유권자 역할도 여론조사 오류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그리 보기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했다.

의회와 주지사 선거에서도 같은 문제점이 도출됐다.

하원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는 민주당이 몸집을 불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공화당이 의석을 더 가져갔다. 상원 선거 예측 정확도는 66%였다.

협회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밴더빌트대 조시 클린턴 교수는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 과대평가라는 체계적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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