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료사업단장 "세계에 '원 펀치' 날릴 원천기술 확보하겠다"

입력 2021-07-20 06:03
재생의료사업단장 "세계에 '원 펀치' 날릴 원천기술 확보하겠다"

신임 조인호 단장 "재생 의료 개발 신뢰 형성에 노력"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4∼5년 안에 재생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치료제 1건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일단 기초 연구가 임상으로, 임상 결과를 실제 치료제로 만드는 과정을 물 흐르듯이 연계하는 것이 급선무죠"

우리나라의 재생의료 기술 개발을 이끌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이하 재생의료사업단)의 조인호 단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연구 단계부터 기초 연구자와 임상 연구자끼리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일 공식 출범한 재생의료사업단은 부처 간 소극적 협업에서 벗어나 세포치료, 유전자 치료 등과 같은 재생 의료 분야 기초·원천 기술부터 치료제·치료기술 개발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한 번에 지원하고자 구성됐다.

재생의료사업단은 향후 10년간 5천9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 기간 내 재생의료 치료제 4건과 치료기술 150건 확보를 최종 목표로 잡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분자의과학교실 교수인 조 단장은 관련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청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생명의학부장, 생명의과학센터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조 단장의 임기는 3년이며 최대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그는 "줄기세포 연구 초창기만 해도 한국이 개발을 주도하는 듯했으나 어느 순간 해외에서 더 기능이 뛰어난 제품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며 "사실 국내 기술이 늦어진 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재생 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처럼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강한 원천 기술을 시급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PS는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팀이 2007년에 개발했으며, 야마나카 교수팀은 이 기술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까지 받았다. 현재 일본 정부도 iPS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강력한 재생 의료 특허가 없는데 연구 초기에 성공 가능성을 잘 분석해 세계 시장에 원 펀치를 날릴 수 있는 좋은 재료(원천 기술)를 골라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2상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 있는 연구들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근골격계 치료 분야 연구 속도가 가장 빠르고 루게릭과 같은 병을 고칠 신경계 치료제 개발이 가장 시급하다"며 "사업단에 지원을 신청한 질환 타겟 연구 과제도 두 분야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조 단장은 재생의료 기술 개발 참여자들의 갈등을 조율하고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기초 연구자와 임상 기관 간 신뢰는 물론이고 연구자와 정부, 연구자와 기업, 기업과 환자 간 신뢰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며 "어려운 자리지만 행정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을 가로막는 칸막이를 걷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국민 서비스를 통해 사업단에서 내놓는 최종 물건(치료제)은 '환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과학자들이 최선을 다했고 국가가 이를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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