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우승 파티 후유증…이탈리아 코로나19 상황 다시 악화일로
한달 보름 만에 3천명 선 넘어서…확진율도 2%선 육박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하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천12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9일(3천351명) 이래 최고치다.
최근 수일간의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12일 888명, 13일 1천534명, 14일 2천153명, 15일 2천455명, 16일 2천898명, 17일 3천121명 등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1%를 밑돌던 확진율도 1.9%까지 치솟았다.
특히 수도 로마의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날 하루 만에 확진자가 447명 추가 발생해 전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많았다. 두 번째인 나폴리(132명)의 3.4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州) 역시 전국 20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확진자 수(471명)를 기록했다.
현지에서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우승 후유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로 2020 결승전 다음 날인 이달 12일 로마 중심가에서는 우승컵을 안고 돌아온 대표팀의 '오픈 버스 퍼레이드'가 있었다. 당시 로마 거리에는 방역 규정을 무시한 수천 명의 인파가 운집해 우려를 샀다.
정도는 덜하지만 다른 지역의 사정도 비슷하다.
보건 전문가인 프란코 로카텔리 파비아대 교수는 18일 발행된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유로 우승 인파가 바이러스 확산을 도왔다"고 짚었다.
신규 확진자 평균 연령은 28세로 상당히 젊은 편이었다. 20∼40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0% 안팎으로 가장 저조하다.
다만, 현저한 확진자 증가 추이에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급격하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하루 신규 중환자 수와 사망자 수는 각각 3명에 불과했다. 고령층 중심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효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당국은 젊은 층의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고자 이번 주 중 백신 미접종자의 음식점 입장을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