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코로나 감염 알고도 300km 이동한 이삿짐 직원들 기소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감염 사실을 알고도 광역 시드니에서 타지역으로 300km 이동한 이삿짐 회사 직원들이 경찰에 의해 기소됐다.
17일(현지시간)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NSW주 경찰은 전날 시드니에서 서북쪽으로 300km 떨어진 몰롱까지 이삿짐 트럭을 몰고 간 남성 4명을 코로나 봉쇄 조처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3명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알면서도 시드니 남서부의 집단 감염지 중 하나인 리버풀에서 장거리 운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몰롱으로 향하는 도중에 일라와라 지역의 피그트리·사우스 보웬펠즈·오렌지 등 주요 지방을 휴식차 들르기도 했다.
데이비드 엘리어트 NSW주 경찰장관은 "높은 전염력을 가진 델타 변이에 대한 수많은 정보와 경고가 주어졌음에도 봉쇄 조처를 대놓고 무시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들의 무분별한 행동 때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NSW주 지방까지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됐다"고 우려했다.
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NSW주의 델타 변이 확산은 지난달 16일 시드니 동부에 거주하는 60대 공항 리무진 버스 운전사가 미국에서 입국한 승객으로부터 감염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역사회 감염이 속출하자 NSW주 정부는 광역 시드니와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 생필품 구매·의료·운동·생업 등 필수 목적 외에 외출을 2주일간 금지하는 봉쇄령을 내렸다.
하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나들고,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30일까지 봉쇄 기간이 늘어나고 규제도 강화됐다.
이날 오전 NSW주 정부는 대부분의 소매점과 건설현장을 폐쇄하고, 집단 감염이 보고된 시드니 남서부의 페어필드·캔터베리-뱅스타운·리버풀을 대상으로 응급·의료 종사자 외에 관내 이탈을 금지하는 고강도 조처를 발표하기도 했다.
호주 연방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호주 전체 코로나19 활성 환자는 1천170명인데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봉쇄 중인 NSW주에 1천39명이 몰려 있다.
작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호주의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각각 3만1천771명과 91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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