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홍콩 관련 제재에 "낭떠러지서 말고삐 잡아라"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홍콩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에 사업 위험성을 경고하고 홍콩 인권 탄압에 연루된 중국 관리 7명을 제재하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보복을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 대변인은 17일 성명에서 미국이 홍콩과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며 "중국 인민은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고 중국의 국가 안보를 해쳐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으려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비열한 계략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외세라도 중국을 괴롭히려 하면,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쌓은 강철 만리장성 앞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을 겨냥해 한 연설을 인용한 것이다.
외교부 주홍콩공서 대변인은 높은 수위의 경고를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낭떠러지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서고(懸崖勒馬·현애늑마) 정치 계략을 멈추고 제재의 몽둥이를 함부로 휘두르는 행위를 중단하며 홍콩과 중국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현애늑마'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뜻으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대변인은 "미국이 제멋대로 날뛰면 중국 인민은 반드시 정면으로 매서운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홍콩에서 기업들이 영장 없이 전자기기로 이뤄지는 감시의 대상이 되고 당국에 기업 및 고객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홍콩 내 기업이나 개인이 미국이나 다른 국제적 제재를 준수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날 제재 명단에 올린 7명의 중국 관리는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소속 부국장급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 내 자산 동결 등 불이익을 받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홍콩이 지난해 6월 30일부터 시행한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자치권과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며 중국을 강력히 비판하고 관련 제재를 이어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에는 자국 기업에 중국 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강제노동 및 인권유린과 관련된 거래와 투자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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