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아이티 대통령 23일 장례식…배후 찾기 수사 계속
콜롬비아 경찰 "아이티 전 법무부 관리가 사흘 전 암살 지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암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장례식이 오는 23일(현지시간) 국장(國葬)으로 치러진다.
16일 EFE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정부는 모이즈 대통령의 시신이 20∼22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의 애도 행사 이후 23일 아이티 북부 카프아이시앵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총상을 입고 미국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회복 중인 모이즈 여사도 귀국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총리는 전했다.
암살 사건이 발생한 지 열흘가량 지났지만 아직 사건의 실체는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아이티 경찰은 콜롬비아인 26명과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가운데 미국인들을 포함해 20명을 체포했다.
이어 미국에 거주하는 63세 아이티 의사를 배후 기획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해 추가로 검거했고, 대통령궁 경호 책임자들도 구금 상태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콜롬비아인 등을 고용해 범행을 사주한 '진짜 배후'를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콜롬비아 경찰은 이날 아이티 법무부 전 관리인 조제프 펠릭스 바디오가 범행 사흘 전 모이즈 대통령 암살 명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모이즈 대통령을 체포하는 작전이었다가, 암살 작전으로 변경해 이를 사건에 가담한 콜롬비아인들 2명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아이티 정부 반부패 기구에서도 근무했던 바디오는 앞서 아이티 경찰도 존 조엘 조제프 전 상원의원 등과 함께 주요 용의자로 추적 중이라고 밝힌 인물이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현재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혼돈이 이어지고 있는 아이티에 이날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귀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1990년 아이티 첫 민주 선거로 당선됐다가 정국 혼란 속에 추출과 복귀를 반복했던 인물로 아이티 안팎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신병 치료차 한 달간 쿠바에 머물던 그가 귀국하자 지지자 수백 명이 공항까지 마중 나가 "왕이 돌아왔다"며 환호했다고 AP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