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휩쓴 100년만의 폭우…약 70명 사망·수십명 실종

입력 2021-07-16 10:03
수정 2021-07-16 12:02
서유럽 휩쓴 100년만의 폭우…약 70명 사망·수십명 실종

독일 최소 58명·벨기에 11명 사망…실종자 많아 피해 커질 가능성

강 범람·댐 붕괴 우려에 곳곳 대피령…국제사회 애도·지원 약속



(베를린·브뤼셀·서울=연합뉴스) 이율 김정은 특파원 김지연 기자 = 서유럽에 15일(현지시간)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과 벨기에에서 약 70명이 사망했다.

AP·dpa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과 급류에 주택이 붕괴하고 자동차가 휩쓸리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각각 최소 30명, 28명이 목숨을 잃어 가장 피해가 컸다. 벨기에에서도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장애인 시설 거주자 9명과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확인된 사망자 외에도 실종자도 최소 수십 명에 이르는 만큼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실종자가 70명을 넘는다고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사람들에게 끔찍한 날들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생명을 구하고, 위험을 예방하고 고난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우로 여러 강과 저수지가 범람한 탓에 피해가 컸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CNN방송에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100년 동안 목격하지 못한 양의 비가 왔다"면서 "몇몇 지역에는 강수량이 2배 이상 집중됐고 이는 홍수와 건물 붕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도로와 통신이 끊기고 붕괴한 건물의 잔해가 골목을 막으면서 현지 당국의 구조 작업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이나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라 집을 떠나 고지대로 이동했으며 독일에서만 최소 20만 가구의 전기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마을 슐트에서는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수십 명이 실종된 상태다.

말루 드라이어 라인란트팔츠 주지사는 주 의회에서 "사람들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아직도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는 이런 재앙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쾰른 남부의 라인지크 당국은 댐 붕괴 우려로 스타인바흐 저수지 아랫마을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으며, 아이펠 산간 지역에서는 주택 25채가 붕괴 위험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리에주에서는 강이 범람해 작은 배가 전복되면서 노인 3명이 실종됐다. 리에주 당국은 강변 지역 주민들을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다.

독일, 벨기에와 접한 네덜란드 남부 지역 림뷔르흐에서도 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다수 주택이 피해를 봤고 몇몇 요양원 주민들이 대피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70여 개 군부대를 동원해 주민 대피와 제방 보수를 지원하도록 했다.

독일 남부와 벨기에 등지에는 16일 밤까지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애도와 지원 약속도 쏟아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상자와 실종자, 생계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위로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 지역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가정에 우리의 마음을 보낸다"고 애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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