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부패의혹' 골든글로브, 투표권 확대 개혁안 발표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인종차별과 부패 의혹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다시 개혁안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50명의 비회원에게 투표권을 허용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골든글로브상 투표권은 HFPA 소속 87명의 회원에게만 허용됐다. 50명을 추가로 받아들일 경우 투표권자의 수가 60% 이상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개혁안은 조만간 소집될 총회에서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이 같은 조치는 HFPA가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HFPA는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고, 불투명한 재정관리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는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시작됐고, 영화 팬 사이에서도 거부감이 확산했다.
실제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매년 방송해온 미국 NBC 방송은 내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HFPA는 지난 3월 전체 회원의 13%를 흑인으로 채우겠다는 개혁안을 발표한 데 이어 5월에는 회원 수를 2년 이내에 50%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데 실패하자 HFPA는 다시 개혁안을 발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개혁안에 대해 할리우드 영화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NYT는 이번 개혁안이 통과해도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HFPA의 회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투표권을 외부 인사 50명에게 준다는 것뿐이지 회원자격까지 주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앞서 HFPA는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거액을 지급해 윤리 규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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