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그나칩 인수 추진 중국펀드 "중국 아닌 시장 논리 따라"

입력 2021-07-15 11:52
한국 매그나칩 인수 추진 중국펀드 "중국 아닌 시장 논리 따라"

홍콩매체 "와이드로즈캐피털, 매그나칩 공장 중국 이전 계획엔 답변 거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한국 반도체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사모펀드가 미국 규제당국의 검토에 직면한 가운데, 자신들은 중국의 명령이 아니라 시장의 논리를 따른다고 주장했다.

한국 매그나칩반도체 인수 계획을 밝힌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장은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거래 검토에 있어 시장의 논리를 따르며 투자자들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외국 투자에 있어 중국의 명령을 따르는 게 아니라 시장의 원칙을 따른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매그나칩을 인수한 후 공장의 중국 이전 여부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로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와이즈로드캐피털은 지난 3월 매그나칩반도체를 14억 달러(약 1조 6천억원)에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매그나칩반도체는 SK하이닉스[000660](당시 하이닉스반도체)가 2004년 10월 메모리 반도체 집중을 위해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하면서 분사한 한국 중견 시스템 반도체 기업으로, 뉴욕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그러자 5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해당 거래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SCMP는 "미중 간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이 해외 인수합병을 통해 관련 시설과 고급기술을 획득하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국 당국의 매그나칩 인수 검토도 중국의 합병거래에 통제를 가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그나칩은 회사 운영이 한국에서 이뤄지고 거의 모든 판매와 고용이 아시아와 독일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 당국의 조사가 필요없다고 밝혔지만 회사가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 CFIUS가 검토할 근거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장은 와이즈로드캐피털이 반도체, 모바일기술, 로보틱스, 스마트제조 등의 분야에서 '성숙한'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물색하고 있다면서, 매그나칩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 설립된 와이즈로드캐피털은 특히 반도체분야에서 공세적으로 나서는 중국 펀드라고 SCMP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2017년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의 스탠더드 제품사업을 27억5천만달러(약 3조 1천559억원)에 인수한 뒤 2019년 중국 바이어에게 되팔았다.

블룸버그의 자료에 따르면 와이드로즈캐피털은 지금까지 총 45억달러(약 5조 6천339억원) 규모, 8건의 거래에 참여했으며 새롭게 인수한 회사의 공장을 중국에 세우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SCMP는 전했다.

마이클 장은 와이즈로드캐피털이 글로벌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에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특별한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특정한 투자나 신규 공장에 관한 결정은 인수한 회사의 경영진이 고객과 수요에 대한 접근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매그나칩을 인수한 뒤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 동남아국가에서 매그나칩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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